에이즈 96% 예방 가능 약 국내 출시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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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AIDSㆍ후천성면역결핍증)를 96% 예방하는 의약품이 내년 상반기면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다국적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는 에이즈 치료제로만 알려진 ‘트루바다’(성분명 테노포비르디소프록실푸마르산염ㆍ엠트리시타빈)의 효능ㆍ효과(적응증)에 ‘에이즈 예방 효과’를 추가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서를 접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루바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유일하게 에이즈 예방 용도를 허가한 의약품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트루바다를 처방대로 정확하게 복용할 경우 에이즈 예방 효과가 96%에 달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남성’ 600명을 대상으로 복용 연구를 진행한 결과 2년 반 동안 100%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 현재는 예방 효과를 더욱 높이는 투약 방식을 찾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 트루바다는 아직까지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들의 치료제로만 사용되고 있다. HIV 감염자와 사실혼 관계에 있는 남녀의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예방 용도 처방이 가능하다.

2014년 말 기준으로 국내에 신고된 누적 에이즈 환자는 1만 2757명이다. 이중 2014년 신규로 발생한 환자 숫자는 1191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신규 감염자를 줄이기 위해 예방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식약처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에이즈학회 측은 “2012년 미국에 이어 영국ㆍ캐나다ㆍ프랑스ㆍ이스라엘도 에이즈 예방약의 효과를 인정했다”면서 “국내 예방약 도입은 물론이고 예방약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것까지 국가의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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