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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병원리포트 '난시도 라식·라섹수술 받고 안경 벗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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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기 원장이 난시교정술을 하고 있다.

안경을 쓰는 근시환자 10명 중 9명은 난시가 있다. 난시는 각막이 특정 방향으로 찌그러진 안과질환이다. 난시 증상이 심하면 어지럽거나 두통이 심해진다. 난시가 심한 근시환자는 라식·라섹 같은 시력교정술도 받기 어렵다. 난시가 없는 사람보다 각막을 20~30% 더 깎아야 하기 때문이다. 각막을 많이 깎으면 눈이 건조해져 안구건조증을 야기한다. 또 안압을 견디지 못해 각막 중심부가 튀어나오는 각막확장증이 생길 수 있다. 수술 후 다시 시력이 나빠질 위험도 있다.

그런데 최근 난시가 심한 환자 그룹을 대상으로 난시교정술과 라식을 결합한 병합수술이 성공해 눈길을 끈다.

온누리스마일안과 정영택·김부기 원장 연구팀은 2012년 10월부터 2014년 9월까지 난시가 심한 환자 19명(35안)을 대상으로 새로운 병합수술을 시행했다. 이들 중 난시가 6디옵터로 가장 심했던 환자는 안경을 써도 물체가 잘 보이지 않고 상이 왜곡돼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일반 라식·라섹으로도 시력 교정이 어려운 상태였다.

온누리스마일안과 병합수술 효과적

연구팀은 난시가 심한 근시환자를 대상으로 난시부터 교정하기로 했다. 난시교정술은 미세한 칼로 각막과 흰자가 만나는 부분을 살짝 터 각막 모양을 바로잡았다. 각막 주변부를 절개해 각막 중심부을 손상시키지 않고 난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그 다음 각막을 절개한 부위와 난시 도수가 안정을 되찾은 2~3주 뒤 라식·스마일라식 같은 시력교정술을 시행했다. 난시를 교정하지 않고 라식·라섹 같은 레이저만으로 시력교정술을 할 때보다 각막을 52% 덜 깎을 수 있었다. 난시 환자에 대한 시력교정술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각막 절삭을 해결한 것이다.

수술 결과 환자의 시력은 평균 0.087(심한 근시)에서 수술 후 0.9(정상 수준)로 좋아졌다. 난시도 평균 4디옵터(심한 난시)에서 0.34디옵터(정상 수준)까지 회복했다. 수술 6개월 후 환자 시력을 검사한 결과 다시 시력이 나빠진 사례는 없었다. 안내염, 각막확장증, 각막혼탁 같은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난시가 심하거나 각막이 얇아 그동안 시력교정술을 받기 어려운 사람도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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