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위장 4차례 방화 화재보험금 15억 타내|식료품대리점·공장차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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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화재보험금을 타내기위해 식료품대리점·세탁비누 공장 등을 차려놓고 불을 낸 뒤 실화로 위장, 4차례에 걸쳐 보험금 15억원을 가로챈 3형제 사기범 등 일당이 경찰에 불잡혔다.
전북도경 수사과는, 25일 김용구(43·전주시효자동1가태화아파트A동204호) 김용봉(43·김용구씨의 사촌·대전시사정동589) 김석현(32·김용구씨의 사돈·전북진안군진안읍군상리437)씨 등 3명을 방화·사기·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구속하고 달아난 김용준 (39·김용구씨의 동생·대전시사정동495의1) 김용남(29·김용구씨의 동생·전주시팔복동2가294의1)씨 등 5명을 같은혐의로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79년1월부터 83변10월까지 전주·광주·대전·울산 등지에 형제·친척 등 이름으로 식료품대리점 등을 개설, 화재보험에 가입한 뒤 일정기간 보험료를 납입하고 공휴일 또는 연휴기간을 이용, 알콜 등을 분무기로 창고내에 뿌려 불을 지른뒤 실화로 위장, 벌금을 내고 그대신 보험금을 타내는수법을 써왔다.
◇1차범행=79년 1월4일 새벽 1시쯤 광주시중흥동696의7 동신상사(대표 김용준) 창고 천장에 사료부대종이 3장을 매달아 놓고 알콜을 뿌린뒤 김용구씨가 성냥불을 그어 방화했다.
이들은 방화에 앞서 78년12월22일 동방화재보험에 1억2천5백만원의 화재보험계약을 했다.
불을 낸뒤 이들은 경찰에서 화인을 연탄난로 과열이라고 허위진술, 대표 김용준씨의 동생 김용남씨가 실화죄로 입건돼 벌금 30만원을 냈다.
이들은 피해액을 허위로 신고해 보험회사로부터 1억1백여만원을 받았다.
◇2차범행=81년 12월27일 밤11시40분쯤 전주시 팔복동 전주공단내에 호남유지공업사(대표 김용구·여왕표세탁비누제조공장)를 차려놓고 같은 수법으로 불을 지르고 전기곤로 과열이라고 경찰에서 진술, 동양화재·한국보험협회에서 2억1백만원을 타냈다.
◇3차범행=83년 1월3일 하오9시 대전시사정동495의1 동양상사(대표 김용준·세탁비누·조미료대리점)에 같은 방법으로 불을 냈다.
이때 이들은 실화를 위장하기 위해 식용유 깡통과 고양이를 창고안에 넣어 두어 고양이가 식용유 통을 넘어뜨려 식용유가 연탄아궁이에 인화, 불이 난것처럼 꾸며 동방화재·제일화재 등에서 7억1천5백만원을 사취.
◇4차범행=83년 10월16일 밤11시50분 경남울산시약사동537 조미료·설탕도매상 대한상사 (대표 김수식·도주·김용구씨의 아저씨) 창고에 대전에서 타고 남은 물건들을 운반, 신품으로 위장해 놓은뒤 앝콜을 양수기로 살포, 김용봉씨가 성냥을 그어댔다.
불이난뒤 해동화재 등에서 2억7천8백97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문제점=이들이 교묘한 방법으로 4차례나 동일한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은 경찰이 화재사건 수사를 피상적으로 해왔기때문.
대형화재사건이 아니면 경찰의 화인수사는 인력·장비의 부족 등을 내세워 대개 현장검증과 목격자·피해당사자의 진술을 물어 화인을 추정하고 있으며 더욱이 피해당사자가 처벌을 감수하고 『실화였다』고 주장하면 그 진술을 받아들이는데도 문제가있다.
울산범죄의 경우 고양이가 식용유 통을 연탄아궁이 위로 넘어뜨려 발생한 것으로 돼있으나 식용유통과 아궁이사이의 거리는 1.4m나 떨어져 있었다는 것.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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