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기, 하반기에 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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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본의 저명한 경제평론가 「하세가와·게이따로」 (장곡천경태낭·58) 씨가 내한했다. 「하세가와」 씨는 현실에 밝은 경제평론가로서 1차 오일 쇼크후 경제학군들이 자원난시대의 비판론을 펄때 유가가 계속 오를수는 없다라는 낙관론을 펴 주목을 끌었다. 대판대학공학부출신으로 『일본경제력의 진단』 『중국근대화의 환상』 『일본의 국방력』 『도전하는 한국』 등의 저서가 있다. <편집자주>
-올해로 한일간 국교가 재개된지 20년을 맞았다. 그간 나타난 몇가지 문제중 특히 무역역조 심화문제가 심각한데 이에대한 견해는.
▲한일간의 무역은 역시 확대균형의 방향으로 가는것이 옳고 또 그렇게 될것이다.
불균형이 큰것은 사실이지만 지난20년간 한국의 대일수출은 수입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해왔다.
바라고싶은것은 한국기업들이 보다 개성있는상품, 결함없는 물건을 파는데 노력해야한다는것이다.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일본이 무역역조를 개선하는데 너무 성의를 안보이는 것이아닌가.
▲무역은 결국 기업간의거래라는 점을 확실히 인식해야 한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경쟁력있는 상품을 내놓고 그런과장에서 수출확대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이다.
나로서는 전세계 47억인구중 앞으로 선진국으로 남거나될수있는 나라는 미국· 캐나다·EC국가및 한국과 일본정도라고 보고있다.
개도국중 한국이 유일하게 고도정보처리능력을 갖고있으며 흔히 경쟁국으로불리는 중공· 대만·홍콩·싱가포르와 비교하면 선거의자유, 자유경제체제, 독립정부의 조건을 모두 갖춘 유일한 나라다.
이같은 점이 결합돼 한국은 90년대에 선진국수준의 고도정보사회로 이행될것이다.
-최근 미일간의 반도체전쟁이 가열되는 기미를 보이고있다. 미업계가 일본메이커를 제소했고 수입규제의 움직임도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보는가.
▲간단히 말해서 이는 미반도체업계 자체의 문제지 미일간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반도체시장은 최근 위축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일시적인 것일뿐이다. 수요는 계속늘것이 확실하다.
문제는 기업의 형태인데 일본이미국에 앞서고있는것은일본기업이 복합기업 형태를취하고있다는 점이다.
반도체만을 생산하는 미업체는 시황에 의존하지 않을수없지만 반도체에서 이를 사용하는 컴퓨터·전자기기등까지를 만드는 일본기업들은 스스로 수요를 창출할수있다는잇점이 있다.
-미일간의 반도체 문제는 어떤 방향으로 낙착되겠는가.
▲미국의 수입규제 또는일본의 자율규제 어느쪽도 채택할수없을것으로 본다. TI, 모터롤러등 미국의 대메이커가 일본에 짓고있는 공장이 곧 생산단계에 들어간다. 어떤 형태의 물량규제도 스스로의 목을죄는 결과를 빚을것이다.
-한국기업도 반도체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업계가 선택할수 있는 최선의 방도는.
▲먼저 고도정보사회로의 이행을 위해서 반도체산업을하지 않으면 안된다.
한국이 미일등 선진국과 동등하게 경쟁하는 쪽으로 가느냐, 국제분업이란 면에서일종의 하청쪽으로 가느냐는 선택의 문제지만 나로서는 독립된 경쟁단위로 성장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일본은 어찌보면 엄살로느껴질만큼 「한국의 추격」 운운하는 얘기를 한다. 솔직이한국이 미일과 같은 수준으로 반도체산업을 끌어올릴수있다고 보는가.
▲물론이다. 나로서는 5년이내에 가능하리라본다. 숙련된 인력과 무엇보다도 격차를 줄이고 따라잡겠다는 의욕이 이를 가능케할것이다.
-기술격차를 줄이는데는 스스로의 기술개발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앞선 나라의 기술공여도 큰몫을 한다. 이점에서 일본은 미횹하다는 생각이다.
▲나로서는 기술이전으로인한 이른바 부메랑효과따위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기술이전은 어차피 기업간의비즈니스로 이뤄진다는 점을인식해야 한다.
-일본이 개방정책을 취하고 있다고는 하나 실제거래단계에 있어서는 갖가지 규제로 사실상 수입을 막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본의 전통적인 관료제도가 다른나라의 눈으로 볼때는 까다로울 것이라고 생각된다. 간단히 말해 위에서 하라고 한다해서 반드시 그대로 되는것은 아니다.
- 「나까소네」수상이 일전에 외국물건을 사라고 촉구한 사실은 어떻게 이해해야하나.
▲정치가란 원래 여러개의혀 (설)를 가진 사람이 아니겠는가.
-한국은 요즘 수출부진등으로 경제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경기는 앞으로 어떠리라 생각하는가.
▲세계경기는 여전히 미국의 경기회복여하에 큰 영향을 받는다.
작년 하반기이후의 침체상태에서 벗어나 앞으로 세계경기는 회복세로 돌아갈것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한국의 수출부진은 대외무역환경 악학외에도 한국자체의 산업구조상 문제에도크게 기인하고 있다는 점에 우리는 우러를 하고있다.
▲그같은 우려에 나도 동감한다. 저임·대량생산에 의한 가격경쟁력이 계속 약화되고 있음에도 새상품·새시장개발등에는 소흘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다.
품질을 높이고 개성을 살린 새상품의 개발에 한국은 보다 많은 신경을 써야할것이다.<박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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