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사오정] “형님 먼저 아우먼저” “1당 먼저,여당먼저”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여야 3당 원내지도부는 11일 오후 5시 국회 귀빈식당에서 4ㆍ13 총선 이후 처음으로 만났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가운데 자리에 앉을 것을 권하고 있다.조문규 기자

4ㆍ13 총선이 가져온 여소야대 이후 정치권의 화두는 ‘협치(協治)’다.
여야 3당 원내지도부는 11일 오후 5시 총선 이후 처음으로 만났다. 원구성 문제, 9월부터 시행 예정인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기업 구조조정,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대한 대책 등 현안 전반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자리 순서는 협치했을까 아니면 "여당인데" "1당인데" 라며 서로 가운데 앉겠다고 싸웠을까?

16년 만에 이뤄진 여소야대, 20년 만에 이뤄진 원내 3당 체제가 된 이후 각 당의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 등 9명이 만나는 회동이 처음이라 자리 잡기부터 생소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의 우상호 원내대표, 변재일 정책위의장,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가 먼저 이날 회동 장소인 국회 귀빈식당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자리배치는 왼편 3석은 정책위의장, 가운데 3석은 원내대표, 오른편은 각 당의 원내수석부대표가 앉기로 되어있었다. 하지만 각 당의 원내대표ㆍ정책위의장ㆍ원내수석부대표가 3석 중 왼쪽ㆍ가운데ㆍ오른쪽(사진 기준) 중 어디에 앉을 것인가는 정해지지 않았다.

기사 이미지

먼저 도착한 우 원내대표가 놓여진 9개의 의자를 보더니 자리를 먼저 정했다. 자신이 원내대표자리로 배정된 가운데 3석 중 오른쪽에 앉겠다고 했다. 변재일 정책위의장,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에게도 3석 중 오른쪽에 앉자고했다.

기사 이미지

이어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도착했다. 인사 나눈 뒤 국민의당 원내지도부를 기다렸다. 우 원내대표는 자신이 오른쪽에 앉을 거라면서 정 원내대표를 왼쪽으로 양보하자, 정 원내대표는 남은 두자리 중 어중간하게 가운데 의자 뒤에 서게됐다. 정 원내대표도 가운데 자리가 마땅치 않은 표정이었다.

기사 이미지

이어 곧 국민의당 원내지도부가 도착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가운데 3석 중 오른쪽 자리로 가려했다. 그러자 정 원내대표와 우 원내대표가 박 원내대표를 가운데로 서로 권했다.

기사 이미지

박 원내대표는 “제1당...여당이...”라며 계속 거절했다. 하지만 정ㆍ우 원내대표는 각자 왼쪽ㆍ오른쪽에 앉아버렸다. 두 원내대표의 강경함(?)에 박 원내대표의 자리는 가운데가 됐다. 정 원내대표가 “원래 원구성 협상 끝나기 전에는 임시 사회도 제일 연장자가 보는 거거든요”라고 말하자 모두 웃음포가 터졌다.

기사 이미지

여야 3당 원내지도부가 11일 오후 5시 국회 귀빈식당에서 정치현안에 대해 본격 논의하기 전 자리에 앉아 있다. 왼쪽부터 정책위의장 국민의당 김성식ㆍ새누리당 김광림ㆍ더불어민주당 변재일,원내대표 새누리당 정진석ㆍ국민의당 박지원ㆍ더민주 우상호,원내수석부대표 더민주 박완주ㆍ새누리당 김도읍ㆍ국민의당 김관영. 이들은 식당에서 만나 본격적인 회동 전 손잡고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조문규 기자

그래서 이날 자리는 서로 섞이게됐다. 왼편 3석의 정책위의장 자리는 왼쪽부터 국민의당 김성식ㆍ새누리당 김광림ㆍ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정책위의장 순이 됐다. 가운데 3석은 새누리당 정진석ㆍ국민의당 박지원ㆍ더민주 우상호 순이 됐고, 오른편 원내수석부대표 3석은 왼쪽부터 더민주 박완주ㆍ새누리당 김도읍ㆍ국민의당 김관영 순이 됐다.

이날 자리 잡기만으로는 서로 양보하는 '협치'였다.

조문규ㆍ김현동 기자 chom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