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자 재활기금 마련합니다 "헌 우표 모아주세요"|한국굿윌(Good Will)산업재활회서 수집운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헌 우표를 모아주세요. 헌 우표가 붙은 빈 봉투를 모아주셔도 좋습니다」 한국굿윌산업재활회는 장애자들의 재활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소인이 찍힌 우표를 수집하고 있다. 한데 모아진 우표를 미국에 있는 굿윌국제협의회로 보내면 1kg에 25달러씩 지급되므로 이것을 장애자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는데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것.
『일부러 빈 봉투를 모으거나 일일이 우표를 오려내는 건 사실 번거로운 일이지요. 그렇지만 「크게 어려운 일도 아니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인데 그런 정도야 못하겠느냐」며 꼬박꼬박 헌 우표를 모아주시는 분들이 점점 늘고 있어서 고마울 뿐입니다』
2개월 전부터 친구·일가친척·선후배 등 10여명의 잘 아는 사람들이 모여 직장에서 모아둔 현 우표나 우표가 붙은 봉투들을 거두러 다니고 있는 산업재활회의 김경화씨 (40)는 우리 사회 곳곳에 널러 있는 따스한 마음들을 두루 구경하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수북이 쌓아 둔 빈 봉투째로 거둬 가려면 너무 수고로 울거라며 가위를 내주고 우표만 갈라가라 기도하고, 아예 우표 주변에서 1.5cm 가량의 여백을 남기고 깔끔히 가위질해서 모아주는가 하면, 심지어 개인적으로 수집해둔 우표들을 아낌없이 우송해온 경우도 있다는 것.
『특히 상당량의 우편물이 쌓이는 기업체·신문사·방송국·교회·학교 및 일반단체에서 협조해 준다면 더욱 큰 도움이 될 것』 이라는 김씨는 『헌 우표 수집이 경제적 도움보다도 「굿윌(Good Will:선의)」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된다면 더 없이 기쁜 일』 이라며 『장애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선」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가치와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일할 기회」임을 모두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고 강조한다.
신체장애자들에게 일할 기회를 주기 위해 1902년 미국의 보스턴에서 시작된 「굿윌」 운동은1972년 이방자여사를 비롯한 사회인사들이 국내에도 창립시켜 장애자를 위한 취업상담과 알선 외에 장애자의 자영사업을 지원하며 장애자가 만든 제품들을 판매하는 등의 일을 맡고 있다.
특히 장애자들이 만든 목걸이·귀걸이·팔찌·반지 등의 장신구들은 주로 미국과 캐나다의 1백77개 굿윌 직매장으로 직수출되며 서울역과 잠실종합운동장 지하도의 직매점에서도 판매된다.
한국굿윌산업재활회 주소는 서울 관악구 봉천D동464 삼두빌딤 601호. 전화번호는 (878)7458이다. <김경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