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어떤 부문은 한심하게 뒤떨어져, 총력 집중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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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6~7일 당 7차 대회 사업총화(결산) 보고에서 “우리가 정치·군사 강국의 지위에 당당히 올라섰지만 경제 부문은 아직 응당한 높이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어떤 부문은 한심하게 뒤떨어져 있으며, 인민 경제 부문들 사이 균형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선행(先行) 부문이 앞서 나가지 못해 나라의 경제 발전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노력이 부족했다. 경제강국 건설은 현 시기 우리 당과 국가가 총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23년 만에 경제발전 5개년 계획
장성택 처형 정당성 강조도
“당내 종파분자들 단호히 숙청”

이를 위해 김정은은 “단계별 전략을 세우고 집행해야 한다”며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철저히 수행하자”고 강조했다. 북한이 종합경제발전계획을 언급한 건 23년 만이다. 북한은 1993년 12월 6기 21차 당 전원회의에서 “3차 7개년 계획이 실패했다. 완충기를 둔다”고 했었다.

이화여대 조동호(북한경제) 교수는 “북한은 90년대에 하루하루 먹고살기도 힘들 정도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었다”며 “김정은 시대의 마스터플랜을 이번에 제시하긴 했지만 경제개발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제대로 마련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제시한 5개년 전략은 전력과 석탄, 공업, 건설, 농·축·수산, 경공업 등 경제 전반을 망라하고 있다. 김정은은 우선 “전력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생산목표를 반드시 점령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당 내부의 부정부패 척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 당은 혁명이 가장 어려운 난관과 시련에 직면했던 시기를 기회로 (만들면서) 당과 국가의 최고 권력을 노려 당 안에 분파를 조성한 현대판 종파(宗派·파벌)분자들을 단호히 숙청함으로써 주체혁명의 명맥을 굳건히 고수했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이 언급한 ‘현대판 종파분자’는 2013년 숙청된 장성택 등을 언급한 것이라고 정부 당국자가 분석했다.

이 당국자는 “장성택이 처형된 이유가 ‘현대판 종파의 두목’이란 것이었고, 2월 초 처형된 이영길 인민군 총참모장도 종파분자 혐의였다”며 “당대회를 빌려 숙청의 정당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은 당의 문제점도 강도 높게 지적했다. 숙청이 계속될 것이란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는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 행위와의 투쟁을 그것이 뿌리째 뽑힐 때까지 끈기 있고 강도 높게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수·유지혜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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