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희열안겨줄 「무티」와의 만남|필라델피아 오키스트러 공연을 기다리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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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감동적인 예술집단으로서의 오키스트러가 만들어지려면 오랜 역사의 터전위에 꺼질줄 모르는 음악적 정열과 지극한 사랑의 내음이 조화를 이루지 않으면 안된다. 1900년 고고의 성을 울린 필라델피아 관현악단은 「스토코프스키」를 지휘자로 맞이하면서 일약 세계적인 오키스트러로 발돋음했고, 다시 「유진 오먼디」와의 만남을 통해 「오먼디-필라델피아 사운드」를 창출해 냈다.
78년「오먼디」와 함께 첫 번째의 내한연주를 가진 필라델피아는「리카르도 무티」가 상임지휘자가 된 후였지만 81년에도 역시 「오먼디」와 함께 그 두번째 방한공연을 감동속에서 끝냈다.
양악이 이땅에 발을 디딘지 꼭 1백년을 맞는 1985년, 신록이 무르익어가는 6월의 네째날과 다섯째날에 세번째의 내한 공연을 갖게되는 필라델피아는 활력과 박진감에 넘치는 지휘가 「리카르도 무티」와의 만남을 통해 또다른 감동과 희열을 나누어 주리라 믿는다.
세계에서도 가장 따뜻하며 가장 완벽한 앙상블을 바탕으로 다양한 레퍼터리를 자랑하는 필라델피아의 이번 내한공연이 특별히 우리들의 관심을 끌게되는 것은 오랫동안 우리들의 귀에 익은 오먼디 필라델피아 사운드가 어떻게 「무티-필라델피아 사운드」로 변모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필라델피아관현악단이 멋진 「스토코프스키」시대와, 찬란한 「오먼디」시대를 연출한 것 처럼 그들은 또한번의 변신을 통해 번뜩이는「무티」의 시대를 만들어갈 것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사느라 고달픈 우리들 마음속에 필라델피아 사운드가 울려주는 최고의 앙상블은 큰 위로와 더불어 청량제가 될 것이며, 무엇보다도 문화가 무엇인가를 터득할수 있는 좋은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특히 둘째날 무대에서는 피아니스트 서혜경은 사랑과 낭만의 서사시라고도 볼수있는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1번을 협연하거니와 이 또한 우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레퍼터리가아닌가 한다.
왜 우리는 필라델피아관현악단을 기다리는가? 그것은 말할것도 없이 수백장에 달하는 레코드를 통해 이미 우리들 가슴속에 감동의 씨를 뿌려 놓았기 때문이며 이제 현실적인 만남을 통해 타오르는 불꽃을 다시한번 확인코자 하는 것이다.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나 혹은 음악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일지라도 필라델피아관현악단의 연주회는 필경 잊을수 없는 영원한 감동의 경험을 가능케 할 것이다. 한상우<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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