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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희망퇴직, 사무직 과장급 이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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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적자 늪과 수주 절벽에 빠진 조선사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4일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희망퇴직은 이달 9일부터 15일까지 접수하고 대상은 사무직 과장급 이상이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최대 40개월 치 급여와 성과급 200%를 주기로 했다. 일단 사무직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다가 장기적으로는 생산직까지 희망퇴직 대상을 넓힐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기적으로 인력 3000명 축소

현대중공업은 이미 지난해에도 과장급 이상 사무직과 15년 이상 장기근속 여직원 등 1300여 명을 희망퇴직 형식으로 내보냈다. 회사 관계자는 “명시적으로 얼마만큼 인원을 줄이겠다고 정한 건 없지만, 회사가 생각하는 만큼 희망 퇴직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이번 말고도 또 다른 희망퇴직이 진행될 수 있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대중공업은 중·장기적으로 3000명가량을 내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부터 긴축경영에 들어가 자산 매각, 사장단 급여 전액 반납, 임원 수 축소, 연장근로 축소 등의 자구노력을 벌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사정은 더 나쁘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올 1분기에만 263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3조5321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9.1% 줄었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추가 인력 감축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울산 본사에서 올해 임단협 투쟁 출정식을 열고 기본급 9만6712원 인상과 성과급 250% 고정지급 등을 요구했다. 이와 별도로 노조 측은 ▶직무환경수당 상향 ▶퇴직자 수에 상응한 신규 인력 채용 ▶성과연봉제 폐지 등을 요구안에 넣었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의 현실 인식이 회사와 차이가 커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마찰이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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