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대지진 학살현장에 한국인위령의 종 세운다|현지 다녀온 극작가 김의경씨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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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관동대지진 학살현장에 위령의 종이 세워진다.
이게획은 관동대지진을 소재로 한 드라머 『잃어버린 역사를 찾아서』를 집필하기 위해 일본에서 자료수집중이던 김의경씨(50·극단현대극장 대표) 가 지바(간섭현)의 옛 학살현장 한 모퉁이에 세워진 위령팻말(탑파)이 언제 철거될 지 모른다는 소식을 국내에 전하면서부터 비롯된 것.
지난79년 여름 가해자인 일본을 부끄럽게 생각한 고진관음사주지 관광스님이 학살이 심했던 나라시노 (습지야) 수용소자리 산기슭에「대시아귀위관동대진재조선인순사군정령위」라는 위령팻말을 세웠는데, 그동안 들어선 주택에 둘러 싸인채 초라하게 버려져 왔다는 것.
이를 목격한 김씨가 지난3월 귀국후 「일본관동대지진재 한국인희생자위령의종 보내는 모임」추진과 함께 건립에 필요한 공사내용 및 모금액 등을 결정함으로써 이 계획이 구체화 됐다.
공사내용은 종각건립비5백만원을 비롯해 종 (높이2척) , 공사인부 체류비 3백만원, 자재 및 진행비 1백50만원, 인쇄·통신·사무실비 2백만원등 모두 1천2백만원.
관동대지진은 62년전인 1923년9월1일 동경 요꼬하마 지역을 강타한 강도8·3의 강진으로 사망9만여명, 부상 10만여명, 행방불명자 4만여명등 모두 23만여명의 인명피해를 낸 대재해.
이때 일인들의 민심이 흉흉해지자 일본측은 『한인들이 난동을 부린다』는 유언비어를 고의적으로 퍼뜨려 6천여명의 한인들이 일본자경단과 흥분한 군중들에 의해 온갖 참혹한 방법으로 학살당했다.
가장 심한 지역이 사이따마 (기옥현), 지바등인데, 특히 나라시노 수용소에서는 수백명의 한인들이 집단학살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위령 종의 건립장소는 나라시노 수용소자리(팻말이 서있는 장소) 에서 멀지 않은 고진관음사.
모금장소는 서울종로구혜화동64 극단 현대극장. 문의는 (762)6194. <양헌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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