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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4) 뇌의 구조와 기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뇌는 1.35㎏밖에 되지 않는 우리 몸의 작은 한 부분에 지나지 않지만 그 안에 마음을 담고 있어 우주전체를 내다볼 수 있는 신비한 기관이다.
뇌 안에는 1천억개의 신경세포가 10조 가지의 상호연결을 맺으면서, 몸 전체에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말초신경에서 수집한 우리몸 안팎의 자극을 받아들여 분석, 정리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반응을 보인다.
뇌라고 해도 부위에 따라 임무가 달라 척수에 연결된 밑부분인 뇌간에는 호흡·심장박동·의식 등의 생명중추가 있다. 따라서 이곳이 고장나면 생명을 잃게된다.
소뇌는 주로 운동의 조절기능을 맡아 이곳이 잘못되면 잘 서지도, 걷지도 못하는 실조증상이 나타난다.
우리의 정신작용을 맡고 있는 부분은 뇌 바깥쪽을 에워싸고 있는 대뇌피질인데 이곳의 잘못으로 정신이상은 물론 바보가 되는 수가 많다.
대뇌는 부위에 따라 보통 전두엽·두정엽·측두엽 및 후두엽으로 나눈다. 내뇌 깊숙이에는 기저핵과 시상 및 시상하부가 있다.
사람에서는 다른 동물에 비해 전두엽이 잘 발달되어 있는데 사고와 의욕, 인격 및 도덕관념 등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부분이다. 뇌가 상할 때 제일먼저 고장나는 부분도 전두엽이다. 노인에서 보는 노망이나, 뇌손상 환자에서 흔히 보는 이성에 어긋난 언행은 바로 전두엽의 손상으로 생긴다.
뇌 한가운데를 위아래로 가로지르는 중심구를 에워싼 앞 뒷 부분은 각기 운동 및 감각중추가 있어 이곳이 고장나면 상·하지의 운동마비와 체표면의 부분적인 감각손실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후두엽에는 시각중추가 있어서 우리 눈이 온전하더라도 이곳이 고장나면 장님이 되고, 측두엽은 정서나 기억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부분으로 그 일부에 청각중추가 있어 말을 이해하는 기능을 갖는다.
두정엽은 셈을 하며, 글을 읽고 글씨를 쓰는 등 복잡한 정신활동을 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이곳이 파괴되면 본것·들은것·만진것 등의 상징적인 뜻을 알지 못하고 목적있는 행위도 할 수 없게 되는데 이를 실인·실행증이라고 한다.
기저핵은 불수위 운동을 맡아보는 곳으로 이상이 생기면 무답병이나 월슨병 및 파킨슨병 등의 병이 생긴다. 시상은 외부로부터 오는 모든 감각의 집결장소이며 시상하부는 우리 몸안의 자율기능을 통괄하는 곳으로서, 그 옆의 변연계와 더불어 식욕·성욕 등 인간의 본능과 감정의 중추가 되고 있다.

<필자약력> ▲서울대의대 졸(5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대 졸(의박) ▲대한신경과학회 회장역임 ▲서울대의대 신경과교수(72년∼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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