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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CICA 참석…왕이와 '북핵' 협의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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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외교부 장관. [중앙포토]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오는 27~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5차 아시아 교류·신뢰구축회의(CICA) 외교장관회의에 정부 수석대표로 참석하기로 했다. 이를 계기로 한·중 및 한·러 외교장관회담도 이뤄질 전망이다.

외교부 유럽국은 22일 “외교부 장관의 CICA 참석은 처음이며, 의장국인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인도, 터키, 이란, 태국 등 26개 회원국의 외교장관들과 각료급 인사들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회의 주제는 ‘대화를 통한 안보 증진’이다.

CICA는 1992년 출범했다. 아시아·중동 등의 24개국이 정식 회원국이다. 한국은 2006년 가입했다. 하지만 그간 중·러가 주도하는 지역협의체인 CICA의 정상회의 및 외교장관회의에 장관급이 참석한 것은 2014년이 유일하다. 이 때도 외교부 장관이 아닌 류길재 당시 통일부 장관이 정부 대표로 갔다.

CICA는 환경·경제·군사 등 분야에서 신뢰 구축과 분쟁 예방을 위해 탄생했다. 하지만 2014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상하이 CICA 정상회의에서 “아시아의 안보는 아시아 국가들이 주도한다”는 ‘신안보관’을 발표하면서 미국 중심의 안보체제에 대항하는 협의체로 부각했다. 미국과 일본은 옵서버 회원국으로만 참여하고 있다. 정부도 이런 구도에서 외교부 장관이 참석하는 것을 꺼려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북한이 5차 핵실험 위협을 하는 만큼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의 추가 도발 억지를 위해 중국, 러시아와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베이징에서 한·중·러가 북한에 일치된 경고와 압박의 메시지를 보내는 구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회의에 참석하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의 회담도 추진되고 있다. 왕 부장과의 회담은 사실상 확정됐고, 일정을 조율중이라고 한다.

윤 장관은 또 28일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아시아 지역은 물론 전체 국제사회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란 점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또 북한의 추가도발 징후를 설명하며 과거와 차원이 다른 대북 압박이 필요하단 점도 부각시킬 계획이다. 이밖에도 그간 CICA의 활동을 평가하고, 2007년 이후 IT 및 에너지 안보분야 신뢰구축 조정국을 맡아온 한국의 기여 사항 및 향후 활동 계획을 알릴 예정이다.

이를 비롯, 북한의 추가 도발 저지를 위한 한·미·중·일 간 연쇄 협의가 활기를 띄는 모양새다. 19일 서울에서 한·미·일 외교차관급 협의가 열린 데 이어 21일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미·중 6자회담 수석대표 간 회동이 이뤄졌다.

22일 오후엔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베이징을 찾아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난다.

김 본부장은 우 대표와의 협의에서 지난 15일 실패로 끝난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이행 상황 등도 점검할 예정이다. 또 한·미·중 북핵 협의 필요성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유지혜 기자 wisepe 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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