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TV 『사랑과 진실』 끝낸 방송작가 김수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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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결말을 앞두고 무척 고민했어요. 미선의 죽음을 겉으로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끝냈읍니다.』
지난달 28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MBC-TV의 주말연속극 『사랑과 진실』의 작가 김수현씨(43)는 우선 암시에만 그친 미선의 자살을 이렇게 설명한다.
『그간의 다른 드라머가 좀 밋밋했다고 봐요. 일상적인 홈드라머에만 젖어있다가 「사랑과 진실」에서 극적 긴장감을 맛보게 되니까 시청률이 높았던 것 같아요』라며 나름대로 인기의 원인을 분석했다.
숱한 화제를 뿌린 시청률 1위의 드라머란 유명세만큼이나 고부간·자매간의 지나친 갈등으로 안방드라머로선 적합치 않다는등 비판도 많았다.
『드라머란 갈등을 빼면 성립도 안되고 결말도 지을 수 없습니다. 드라머에서 너무 큰 것을 기대하는 것도 문제지요』라고 항변한다.
『1부를 마치고 건강이 좋지 않아 잠시 쉬었지만 그동안 새로운 드라머를 보여주어야 겠다는 생각에 너무 지쳤읍니다』라며 앞으로 1년반동안 아무 것도 쓰지 않고 푹 쉬겠다고.
고려대 국문과 출신으로 69년 『저 눈밭에 사슴이』로 데뷔, 그동안 『당신』 『후회합니다』등의 드라머외에도 『상처』 『유혹』 등 소설도 내는등 의욕적인 창작활동을 해왔다. 남편과 이혼한 후 서울평창동 아담한 집에서 여고생인 딸과 함께 지내고 있다. 『남들은 괴짜라고도 하지만 어떤 작품이든 항상 최선을 다해 최상의 작품을 쓰려고 노력합니다』라며 웃는 그의 얼굴에서 『사랑과 진실』의 효선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양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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