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라면 20달러 그대로 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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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공화당 대선 선두 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21일(현지시간) 미 재무부의 20달러 지폐 앞면 인물 교체 계획을 비판하고 나섰다.

  20달러 지폐의 앞면 인물을 미국 제 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에서 흑인 여성 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1820년경∼1913년)으로 변경하는 일은 과도한 ‘정치적 결벽증(Political Correctness)’이라는 것이 트럼프의 주장이다. 정치적 결벽증은 미국 정치에서 인종과 성별ㆍ종교 등을 이유로 특정 그룹에 대한 공격적 언어나 행동을 회피하기 위해 본인의 소신있는 주장까지 펼 수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

  트럼프는 이날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잭슨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에 이 나라를 위해 엄청난 성공의 역사를 이룬 사람”이라면서 “나라면 20달러 지폐(앞면)에 잭슨 전 대통령을 그대로 남겨둘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20달러 지폐의 앞면 인물 교체는 순전히 정치적 결벽증에 따른 (정치적) 결정”이라고 비판하면서 “잭슨 전 대통령은 아주 오랫동안 20달러 지폐를 상징하는 인물이었다”고 강조했다.

  전날 미 재무부는 20달러 지폐 앞면의 인물을 터브먼으로 변경하고 기존의 잭슨 전 대통령은 뒷면으로 배치하는 방안을 공식으로 발표했다. 노예 출신인 터브먼은 자신이 태어난 농장에서 탈출한 뒤 남부의 다른 노예들을 북부로 탈출시키는 일을 하다가 남북전쟁에도 참전했고, 전쟁 이후에는 여성과 흑인인권운동을 꾸준히 진행했다.

  다만 트럼프는 터브먼이 20달러 이외 화폐의 상징 인물로 등장하는 조치에는 반대하지 않았다. 그는 “터브먼도 굉장히 훌륭한 사람”이라면서 “터브먼을 2달러를 비롯한 다른 화폐의 인물로 할 수 있는지 등 대안을 모색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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