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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 선보인 마술이 장기…“서민 꿈 이뤄지는 세상 만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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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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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민경욱(53·인천 연수을·사진) 당선자는 TV와 가깝다. KBS 기자로 23년간 근무하면서 오후 7시와 8시 뉴스 앵커를 차례로 거쳐 간판 보도프로그램 뉴스9의 앵커를 3년간 맡았다. 앵커 자리에서 내려와 보도국 문화부장을 하던 중 2014년 2월 청와대 비서관으로 갑자기 자리를 옮겼다. 보직은 대변인. 또다시 거의 날마다 TV 카메라 앞에 서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과 입장을 전했다.

20대 국회 신인 ⑤ 새누리 민경욱

이런 경력은 4·13 총선에서 큰 도움이 됐다. 민 당선자는 “연수을 출마를 결심하고, 내려와서 인지도 조사를 했더니 바로 75%가 나오더라”며 “이게 경선과 본선을 뚫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예선에서 비례대표 현역인 민현주 의원과 경쟁해 공천장을 따냈다. 전직 인천경찰청장(더불어민주당 윤종기 후보), 전직 국회의원(국민의당 한광원 후보)과 맞붙은 본선도 치열했다. 그는 당청 관계와 관련해선 “(박근혜 정부 청와대 출신으로) 원칙과 의리를 지키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민 당선자는 선거 내내 ‘가난한 인천 토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중·고교(동인천중·송도고)를 모두 인천에서 나온 데다 어려서 부모님이 제물포·주안 등에서 여름이면 떡볶이 가게를 열고, 겨울이면 스케이트장 옆에서 어묵탕 노점상을 해온 만큼 인천 서민들의 삶을 잘 알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어려서 꿈이 ‘가족들끼리 어깨를 부딪히지 않아도 되는 크기의 집을 마련하는 것’이었다”며 “이런 소년이 자라 뉴스 앵커와 청와대 대변인, 국회의원의 꿈을 이뤄볼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의정활동의 중심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런 의정활동을 위해 민 당선자는 워싱턴 특파원 등 기자 생활에서 쌓은 경험과 청와대에 있을 때 얻은 ‘인적 네트워크’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대변인 때 알아놓은 부처의 인맥은 지역 현안 사업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 당선자는 마술이 장기다. 요들송도 잘 부른다. 워싱턴 특파원 시절 동네 모임에서 곧잘 마술을 선보여 분위기를 살렸고 청와대 대변인으로 취임한 뒤에도 기자들에게 “격의 없이 대해 달라”며 마술 시범을 보였다. 이번 선거 때도 이런 재주가 많이 쓰였다고 한다. 민 당선자는 “곳곳에서 노래도 부르고, 춤추고, 양로원에 가 마술도 했다”면서 “방송에서 보던 딱딱한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남궁욱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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