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세 복서 최용수, 세월도 KO시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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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최용수(44·사진)가 복서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돌아왔다. 최용수는 지난 16일 충남 당진에서 열린 나카노 카즈야(30·일본)와의 라이트급(61.23㎏) 경기에서 8라운드 1분53초만에 TKO 승을 거뒀다. 지난 2003년 시리몽 마니삭(태국)과의 세계 타이틀전에서 진 이후 13년3개월 만의 복귀전에서 승리한 최용수의 전적은 30승(20KO)4패1무가 됐다.

13년만에 복귀전, 나카노 꺾어

최용수는 초반 탐색전 이후 상대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유효타를 적중시켰다. 5라운드와 7라운드에서 다운을 한 차례씩 빼앗은 최용수는 일방적으로 나카노를 몰아쳤고, 주심이 경기를 중단시키면서 KO로 복귀전 승리를 장식했다. 최용수는 1995년 세계권투협회(WBA) 수퍼페더급(58.97㎏) 세계챔피언에 올라 7차 방어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하다케야마 다카노리에게 벨트를 내줬고, 2003년 타이틀 재도전에 실패한 뒤 링을 떠났다. 2006년에는 종합격투기 K-1에 진출해 3년간 활동하기도 했다.

은퇴 이후 그는 체육관을 운영하면서 후배 양성을 하기도 했다. 그가 챔피언 시절의 10분의1도 안되는 대전료 2000만원을 받고 링에 오른 건 복싱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다. 그는 두 달만에 복근이 뚜렷하게 드러난 몸을 만든 뒤 링에 올랐다. 최용수는 “격투기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해 늘 아쉬움이 있었다. 돈도 명예도 필요없다. 세계챔피언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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