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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호남 28석 중 23석 석권…20년 양당 체제 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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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가 13일 이준석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이 확정됐다. 이날 오후 안 대표가 부인 김미경씨와 함께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꽃다발을 목에 걸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안 대표는 “보다 더 나은 삶, 더 좋은 정치로 보답하고자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 전민규 기자]

13일 오후 6시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마포 국민의당 당사 개표상황실에선 환호성이 터졌다. 최대 목표치에 가까운 34~41석을 얻는 것으로 나온 데다 호남지역 28석 중 17석 이상을 얻는 것으로 발표되자 분위기가 끓어올랐다. 하지만 안철수 공동대표는 조용히 박수만 쳤다. 안 대표는 “겸허한 마음으로 끝까지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호남에서도 야권이 재편돼야 한다는 의사가 이번 투표에 반영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섭단체 성공한 국민의당
정당득표도 더민주와 2위 동률
"보다 나은 삶, 좋은 정치로 보답”
수도권·충청선 목표 의석 못 미쳐
야권분열 책임론은 여전히 남아

안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만 본 뒤 이후엔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 선거사무소로 자리를 옮겼다. 안 대표는 14일 오전 1시30분 현재 52%의 표를 얻어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31.7%)를 따돌렸다. 안 대표는 “당 대표로서 전국의 많은 후보를 도와줘야 하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믿어줘 당선이 가능했다”며 “보다 더 나은 삶, 그리고 보다 더 좋은 정치로 보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총선 목표로 최소 20석, 최대 40석을 내걸었다. 지난 4일 방송기자토론회에서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책임을 지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안 대표는 호남에서 불던 국민의당 바람이 선거 막판 수도권까지 번지며 최소 목표치를 훌쩍 넘게 됐다.

제3당으로서는 20년 전 자민련(50석)에 이어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해 명실상부한 3당 체제를 만들었다. 특히 14일 오전 1시 30분 현재 호남에서 23석 확보가 확실시돼 주도권을 확실히 잡은 데다 비례대표 의석을 가리는 정당 득표율에서도 25.4%(14일 오전 1시30분 현재)로 더민주를 0.9%포인트 앞섰다. 안 대표의 총선 후 행보는 탄력을 받게 됐다.

안 대표는 지난해 12월 13일 “당 안에서 변화와 혁신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새정치민주연합(더민주)을 탈당했다. 이후 안 대표는 “정치 구조 문제의 중심에는 반대만 하는 거대 기득권 양당정치가 있다. 교섭단체로서 제3당이 잡으면 혁명적인 변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런 국민의당인 만큼 20대 국회에선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임내현 선거대책위원회 상황본부장은 “더민주가 우리에게 야당 분열의 책임을 물었지만 새누리당 실망층과 무당층의 표를 우리가 가져와서 야당의 외연을 넓힌 결과가 됐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도 “2012년 4월 총선과 그해 12월 대선에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던 이른바 합리적 보수 유권자가 상당히 이탈해서 우리를 지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권 분열 책임론은 계속 국민의당을 따라다닐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호남에선 예상보다 크게 약진한 데다 비례대표 의석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성과를 냈지만 수도권과 충청권 지역구에선 목표했던 의석(8석)에 한참 못 미쳤기 때문이다.

안 대표도 그런 점을 의식해 선거 후반 서울 중-성동을(정호준), 서울 은평을(고연호) 등 당선 가능성이 있는 수도권 후보 지원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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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4일 오전 1시30분 현재 당선이 확실한 건 안 대표뿐이고, 문병호(인천 부평갑) 후보와 김성식(서울 관악갑) 후보 등은 개표 막바지까지 피 말리는 접전을 하고 있다.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은 “수도권은 기대보다 실망”이라며 “벽을 넘기가 어려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안효성·박가영 기자 hyoza@joongang.co.kr
사진=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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