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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정치」를 당부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이제 각 정당들은 전당대회를 끝내고 당체제를 정비함으로써12대국회를 향한 출진의 문전에 서었다.
때를 맞추어 여당과 야당사이의 쟁점도 뚜렷이 부각되었다.
신민당의 김동영원내총무는 지난2O일 국회개원전에 선결될 문제로 김대중씨를 비롯한 미복권인사의 공민권회복, 12대총선의 부정조사및그 책임자의 인책, 선거와 관련되어 구속된 학생들을 비롯한 양심범의 석방등 「3개조건」 을 제시했다.
반면 민정당은 29일의 중집위에서, 모든 정치문제의 장내처리, 안보·통일문제에 대한 초당적인 대처, 86 아시안게임·88서울올림픽의성공적 개최를 위한 범정당적 지원, 경제의 지속적 발전과 민생안정의 확보등 국회운영에 관한 4개 기본방침을 확정했다.
여기엔 여야의 시국에 관한 인식을 비롯해서 그것을 푸는 접근방식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것은 사실이다.
바로 이 대목에서 우리는 「공감의 정치」를 12대국회의 덕목으로제시한다.
우리 정치풍토엔 이제 하나의 타성처럼 시비나 경쟁이「사회불안」조성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이 부지부식간에 정치의 룰처럼 통용되어왔다.
그러나 최근의 각대 전당대회를보면 당내 민주주의의 격식을 갖추어가고 있는 것같다.
국회가 제구실을 하고 정치가 활성화하면 할수록 이러한 정치스타일은 하나의 부통으로서 정착되지않으면 안된다.
이 기회에 우리가 또하나 간곡히 당부하고 싶은 것은 국민을 의식하는 정치를 펴나가는 일이다.「변화」 의 바람을 일으켰던 12대총선의 주체는 젊은 세대였다. 20대와 30대가 전유권자의 58%였다는 사실은 바로 이들이 공감할수있는 정치가 무엇인가를 생각하지 않을수 없게 한다.
지금의 20대와 30대는 우선 그성장과정에서 기성세대와는 다르다. 경제적으로 이들은 「먹는 걱정」 없는 환경에서 자랐고, 교육도 새로운 방식에 의해 새로운 내용을 터득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또 이들은 21세기를 이끌어갈 주인공들이다. 우리는 흔히 21세기라면 무슨 꿈나라 얘기같이 생각하기 쉽지만, 이제 그 시대는 잠깐 이면 온다.
21세기는 누가 뭐라고해도 새로운문명과 새로운 덕목이 요구되는 시대다. 낡고, 퇴영적이고, 과거 집착적인 사고로는 도저히 상상도 할수없는 시대상황이다. 그야말로 「변화의세계」다.
이런 시대를 살아갈 사람들이 지난 총선에서 주도적으로 변화와 안정을 요구했다.
그렇다면 정치도 응당 여기에 걸맞게 이루어져야 한다.
「옛날」만 있고 「오늘」은 없는 주장, 「오늘」 만 있고 「미래」 는 없는 협량, 「비분」 만 있고「진취」가없는 사고방식, 시대의 진운을 외면하고 고고의 논리만 고집하는정치는 이 시대의 주역들로부터 공감을 받기는 어렵다.
이제 12대국회의 서막에서 모든 정치인들은 그런 관점에서 백생과 자기개선의 노력, 진지한 자세를보여주어야 할것이다. 「들으나 마나한 소리」, 「똑같은 주장의 반복」, 「새로움이 없는 정치」 는 고별할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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