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 「학급신문」이 알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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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최근 일선학교에서의 학급신문발행이 붐을 이루면서 학생들의 표현력 향상과 독서지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한햇동안 서울에서만도 『돌밭』 (전농중3학년4반) 『얄개들』 (영동중1학년9반) 『우체통』 (강서중2학년5반) 『자화상』 (영등포고교1학년3반)등 전국적으로 10여종이 창간됐다.
이밖에도 연륜은 짧지만 알차게 발행되는 학급신문으로 『한울타리』(경기도금포군학운국교 6학년1반)『해뜨는 교실』 (부산감전국교 5학년3반) 『오늘 우리는』(경남거창군샛별국교5학년2반)등이있다.
지방국민학교 학급신문들이학생둘의 시·소설·일기등을주로 싣는 문집형태를 취하는 반면 지난해 서울의 몇몇중·고교에서 발생한 학급신문은 단순한 정보전달차원을 벗어나 시사·교양·문예·가치관문제등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이는 현행 암기위주의 주입식교육의 한계를 보완해주면서 학급신문의 바람직한 새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등사잉크냄새가 물씬 풍기던 과거의 학급신문이 이제는 복사기가 대중화되면서 글씨도 선명하게 인쇄돼 나온다.
타블로이드판으로 계간발행이 많다.
최근 나온 『우체통』5호롤살펴본다.
1면에 「청소년문제 다시 생각한다」 라는 권두언을 실어 학생들 자신이 보는 청소년문제는 어떤지를 밝히고 있다.
「게시판」 난에서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학급안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문제점과 그대책을 지적하고 있다.
2면 「시감상」 난에는 윤동주의 『십자가』 를 소개하는등 독서감상페이지로 활용하고있고,3 면에는 학생들의 재치가 번뜩이는 만평과 함께 일간신문의 시평도 복사해서 싣고 있다.
4면에는 「우리반 아이들, 무엇을 좋아하나」라는 설문조사결과를, 5면에는 이현주씨의 소설 『육촌형』을 전면 게재했다.
영등포고교 1학년3반 학급신문 『자화상』 중 학생의 날특집으로 지난해 겨울에 발간된 2호를 읽어본다.
1면예는 「편지통」 이란 소식난을 마련했고, 2면에는 「학생의 날을 맞는 우리의 자세」란 학생사설을 실었다.
3면에는「보충수업은 이대로좋은가」 라는 제목으로 보충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갖가지 의견을 싣고, 4·5면은 외채를 중심으로한 한일관계와 주요 일간지의 사설을 모아 중공특집난을 꾸몄다.
이밖에도 신간안내등의 독서정보를 싣고 있다.
『돌밭』도 아기자기한 편집과 알찬 기획으로 돋보이는 학급신문의 하나.
지난달 13일 발행한 4호를 보면 1면에 반가인 「돌밭타령」을 소개하고 11·12면에는 민속반활동을 정리하는 좌담회를 싣고있다.
요즘의 학급신문은 학생들의 생활문을 토대로 시평등을 많이 실어 학생들의 교양과 비판의식을 키우는것이특징이다.
비록 학급신문이지만 신문머리에 발행인·편집인·출판인등을 명시하고 있어 신문으로서의 격식을 모두 갖추고 있다.
『돌밭』 을 퍼내고있는 곽동찬교사 (서울전농중) 는 『공동작업과정을 통해 참여정신을기르고 학생 개개인의 장점을 고루 활용할수 있는 학급신문제작은 교육적으로도 매우 유익한 것』 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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