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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의 SOS…손학규 “좀 더 생각해보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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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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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경기 남양주시 다산유적지에서 진행된 ‘정약용 선생 서세 180주기 묘제’에 참석한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고문(오른쪽)은 더불어민주당 측의 총선 지원 요청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은 이날 묘제에서 첫 번째 술잔을 올리는 ‘초헌관’을 맡았다. 그는 이어 실학박물관에서 ‘다산 선생에게서 배우는 오늘의 지혜’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했다. 손 전 고문이 특강에 앞서 청중들과 함께 앉아 있다. 왼쪽은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사진 전민규 기자]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상임고문이 7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4·13 총선 지원을 공식 요청한 데 대해 “좀 더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 직접?전화해?지원?요청
손,?정약용?180주기?묘제에?참석
“두?야당?다?도와달라해?상황?곤란"

손 전 고문은 이날 경기도 남양주 다산유적지에서 열린 ‘정약용 선생 서세(逝世·별세의 높임말) 180주기 묘제’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게 답했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새벽 손 전 고문에게 전화를 걸어 4·13 총선 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그런 뒤 남양주시청 지원 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손 전 고문께 간절하게 ‘남은 기간 동안 더민주를 도와주십사’ 하고 공식적으로 요청을 드린다. 수도권을 비롯해 손 전 고문이 원하는 전국 각지에서 유세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한번 저희 더민주를 마지막으로 도와주십사 한다”는 말도 했다.

하지만 손 전 고문은 즉답을 피했다. 그는 “(김 대표에게) 전화가 와서 ‘생각해 보겠다’고 한 것은 맞다”면서도 “통화 이후 생각할 겨를이 없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의 측근은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한꺼번에 와서 도와 달라고 하니 어느 한쪽 편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 곤란하다”며 “첫째 아들이냐 둘째 아들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 강진에서 고민을 더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다산 묘제에는 더민주 최민희(남양주병), 국민의당 유영훈(남양주갑) 후보가 모두 찾아왔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손학규계(系)였던 신학용·최원식 의원과 함께 손 전 고문이 참석한 행사장을 찾으려다 “예의가 아니다”며 일정을 취소했다. 안 대표는 “저희 김성식 후보에겐 (손 전 고문이) 축하 메시지도 보내는 등 인연이 있는 후보들은 (양당 모두) 간접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민주만 지원할 일은 없을 것이란 취지였다.

손 전 고문은 이날 ‘다산 정약용에게 배우는 오늘의 지혜’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과거와 같이 국가가 모든 경제를 처음부터 계획하고 실천해 나가는 제도로는 새로운 산업을 감당할 수 없다. 국가는 뒷받침해주고 환경을 만드는 역할에 그쳐야 하며 리더십 역시 그런 환경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이지상·박가영 기자 ground@joongang.co.kr
사진=이지상, 박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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