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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 리디아 고, 컨디션 조절한 안병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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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뉴질랜드)가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마스터스 골프대회에서 캐디로 깜짝 등장했다.

리디아 고는 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린 파3 콘테스트에서 흰색 점프 수트를 입고 재미동포 나상욱(33)의 골프백을 들었다. 처음으로 오거스타를 찾은 리디아 고는 캐디를 맡아 어린 아이처럼 즐거운 표정으로 필드를 돌았다.

그런 리디아 고를 보고 수많은 남자 골퍼들이 앞다퉈 사진 촬영을 제의했다. 나상욱은 파3 콘테스트를 마친 뒤 리디아 고에게 사인을 요청했다. 아놀드 파머(미국)를 비롯해 조던 스피스(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도 리디아 고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리디아 고는 오거스타 방문 인증샷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는 “세계 정상급 남자 골퍼들을 모두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다. 최고의 한 주”라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파3 콘테스트가 벌어진 9번 홀(123m)에선 나상욱 대신 9번 아이언을 들고 핀 60cm 옆에 공을 붙이는 환상적인 샷을 뽐내기도 했다. 나상욱은 “나보다 샷이 낫다”고 치켜세웠다. 리디아 고는 이날 미국골프기자협회가 선정한 2015년 여자골프 '올해의 선수상' 을 수상했다.

한국 선수로 유일하게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안병훈(25·CJ)은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해 이날 파3 콘테스트에 출전하지 않았다. 대신 18홀 연습 라운드를 하면서 코스를 점검했다. 목에 담이 들어 그동안 쇼트게임 훈련에만 전념했던 안병훈은 이날도 아이언샷만 하면서 샷을 가다듬었다. 안병훈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ISM 관계자는 “오전에 목 치료를 받은 뒤 컨디션이 좋아져 오후에 18홀 연습 라운드를 했다”고 설명했다. 안병훈은 2010년 이후 6년 만에 마스터스에 출전한다.

한편 개막 전날 열린 파3 콘테스트에선 역대 최다인 9개의 홀인원(종전 5개)이 쏟아졌다. 저스틴 토마스와 리키 파울러(이상 미국)는 4번 홀에서 차례로 홀인원을 기록하는 진기한 장면을 연출했다. 80세의 게리 플레이어(남아공)는 통산 4번째 홀인원으로 최고령 기록을 썼다. 지미 워커(미국)는 8언더파 19타 역대 최소타 기록으로 우승했다. 마스터스 역사상 파3 콘테스트 우승자는 단 한 번도 본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올해 대회에서 워커가 이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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