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의환씨 (81·전한은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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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젊었을 때는 정구에 미쳐 자연 건강했는데 이제 격렬한 운동은 못하고 방안에서 매일매일 하는 요가로 체력을 유지합니다』
노년에 상처를 하면 건강이 급속히 나빠진다는 속설과는 달리 배의환고문(81·전한은총재·성우통신고문)은 현재 아파트에 혼자 살면서도 1년에 4개월 간은 해외여행으로 보낼 정도로 정정하다. 지난 83년12월에 부인을 잃고 홀로 되었으나 파출부만의 도움으로 식사도손수 만들어 먹는다.
『자식들이 같이 살자고 하나 서로 불편할 것 같고, 오랜 외국생활경험으로 이렇게 혼자지내는 것이 낯설지 않다』고 오히려 홀가분한 표정을 짓는다.
배고문은 저녁10시면 잠자리에 들고 아침 7∼8시에 눈을 뜬다. 눈을 뜨면 누운 채로 단전호흡을 20분 정도 한다.
방법이 좀 독특하다. 8초 동안 숨을 크게 들이쉬고 32초 동안 호흡을 멈춘 후 16초 동안서서히 토한다. 숨을 들이마실 때는 오른쪽 코를 막고 왼쪽 코로 먼저 한다. 내쉴 때는 반대로한다.
『이렇게 번갈아 10번을 하면 머리가 맑아지고 기운이 생겨납니다. 이 방법은 외국의 요가책 여러 권을 참고해 내가하기 쉬운 것만을, 골라 꾸민 것』이라고 한다.
단전호흡이 끝나면 일어나 앉아서 다리에 힘주어 뻗기를 한다. 하체가 약해지기 쉬운 노인들에게 좋은 운동이라고 배고문은 권한다. 주먹으로 발바닥 치기와 맨손체조률 마치면 아침운동은 끝이 난다.
아침식사는 간단히 손수 지어먹는다.
『삶은 깡 보리와 생 콩가루를 섞어 물에 탄 후 끓여서 먹습니다.
이렇게 먹는 것은 미국생활에서 오트밀을 즐겨 먹던 습관이 남아서 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오트밀을 구할 수가 없어 대용식으로 개발한 것입니다.』
낮에는 고문으로 있는 성우통신·한국은행동우회·한영협회 등의 일을 보며 보낸다. 점심은 주로 국수·냉면 등 면류로든다.
『건강을 지켜주는데 위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직까지 위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것같아요. 요즘 젊은이들이 술·담배로 위를 많이 상하는데 장년도 못돼 후회하려면 젊어서조심해야죠.
61년부터 치기 시작한 골프는 현재 핸디 25정도의 실력. 한 달에 2번 정도 친구들과 어울려 필드를 돈다고 한다.
60여 년 전에 미국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운동을 하던 시절, 해방 후 미군정청에서 일하던 시절, 제3공화국에서 한일회담의 주역으로서 일하던 시절의 기억을 날짜까지 정확히밝혀가면서 얘기를 끌어가는 배의환씨는 외모뿐만 아니라 아직 두뇌의 노환도 전혀 느끼지 않으면서 건강한 삶을 누리고 있다.<김상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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