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파음악 지켜온 거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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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2일 미국 필라델피아서 향년 85세로 타계한 세계적인 지휘자「유진·오먼디」는 이 시대의 마지막 로맨티시스트였다. 지난 80년 「리카르도·무티」에게 자리를 물려주기까지 「오먼디」는 음악사상 가장 긴 만44년 간 필라델피아의 상임지휘자로 있으면서 시종 인간적인따사로움이 느껴지는 낭만파의 음악을 고수해왔다.
헝가리 부다페스트태생으로 7세 때 콘서트의 바이얼리니스트로 무대에 섰던 그는 1920년부와 명성을 찾아 미국으로 갔다. 그의 나이 20세였다.
31년 필라델피아의 객원지휘를 맡았던 「토스카니니」가 갑자기 병이 나자 그 대역으로지휘봉을 들었던 그는 당시의 상임「스토코프스키」와는 대조적으로 별난 제스처를 쓰지 않고도 성공적인 공연을 끝내 화제가 되었다. 36년 부지휘자, 38년 마침내「스토코프스키」의 뒤를 이어『지휘자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는 것』이라고 믿었던 그는 특별히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던 「토스카니니」를 가장 위대한 지휘자로 꼽았다.
또 지휘자로서의 이상적인 스타일로 청결한 생활, 즉 술·담배·잡기 등에 시간을 뺏기지 않고 음악에만 몰두하는 생활을 얘기했다. 『음악은 나의 종교다』고 그는 말하기도 했다.
「오먼디」는 78년과 81년5월 중앙일보초청으로 두 차례 필라델피아 교향악단을 이끌고한국에 와 공연을 가졌다. 당시 그는 거장답게 인간미 넘치는 풍부한 제스처와 미소, 그리고무엇보다도 아름답고 따뜻한 음악으로 한국 청중들에겐 영원히 잊지 못할 감동을 주었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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