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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안구세정제 넣고 눈 깜빡깜빡, 황사·미세먼지·꽃가루 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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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황사·미세먼지가 눈에 쌓이면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사진은 20대 여성이 안구세정제로 눈을 씻는 모습. 프리랜서 김정한

황사·미세먼지·꽃가루가 몰려오는 3~4월이면 알레르기성 결막염 및 안구건조증 환자가 크게 늘어난다. 특히 여성에게 잘 발병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알레르기성 결막염 여성 환자는 약 110만 명으로 남성(71만 명)보다 1.5배가량 많았다. 길병원 안과 김동현(대한검안학회 이사) 교수는 “콘택트렌즈나 인조 속눈썹, 눈가 메이크업 화장품처럼 눈과 닿는 제품이 봄철에 눈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봄철 눈 건강 지키는 법

안구세정제로 영양분 보충
인공눈물 넣어 수분 공급
식염수·수돗물 사용 금지

직장인 성현희(24·여·서울 서초동)씨는 매일 콘택트렌즈를 착용한다. 그런데 최근 미세먼지 농도가 심해진 후 눈이 부쩍 뻑뻑해졌다. 눈 주변부가 간지럽고 흰자위(결막)가 빨갛게 충혈됐다. 급한 대로 미세먼지를 씻어내기 위해 개봉한 지 3개월 된 식염수를 눈에 부었다. 그 후 증상은 더 심해졌다. 검진 결과 알레르기성 결막염이었다.

봄철에 눈에 띄게 늘어나는 대표적인 눈 질환은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안구건조증이다. 이 중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외부 항원에 반응해 결막에 생기는 과민반응이다. 봄철이면 기승을 부리는 황사,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먼지, 동물의 비듬 같은 수많은 이물질이 외부 항원으로 작용한다. 특히 봄에 불어오는 황사에는 석영(광물가루), 알루미늄·구리·카드뮴 같은 중금속 성분이 결막에 염증을 유발하기 쉽다. 눈이나 주변부가 가렵고 눈이 부신 게 주요 증상이다. 눈물을 흘리거나 눈이 잘 충혈되기도 한다.

봄엔 결막염·안구건조증 기승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권영아 교수는 “침대에 커버를 씌우거나 이불·베개를 자주 세탁하고 카펫을 치우는 등 원인물질과 접촉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콘택트렌즈 세척에 소홀했다간 황사·미세먼지 등을 눈에 옮길 수 있으니 특히 유의해야 한다.

안구건조증(마른 눈 증후군)은 눈물이 잘 만들어지지 않거나 눈물이 빨리 마르는 등 눈물층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눈 표면의 각막(검은 눈동자), 결막(흰자위)에 염증이 생기면서 미세 손상을 일으킨다. 모래알이 구르는 느낌, 비눗물이 들어간 것 같은 화끈거림, 이물감, 뻑뻑한 느낌이 든다. 눈 초점이 잘 맞지 않아 사물이 흐려 보일 수도 있다. 온도·습도 차가 크고 건조하면서 황사, 꽃가루가 많은 봄에 안구건조증이 잘 생긴다.

결막염과 안구건조증에 걸리면 이물감이 생겨 눈이 심하게 불편하다. 이럴 경우 인공눈물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인공눈물을 점안하면 가려움증·염증을 유발하는 이물질은 씻어내고 건조해진 각막·결막을 촉촉하게 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눈물은 보존제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투여 횟수가 다르다. 김 교수는 “보존제가 없으면 한두 시간 간격으로 자주 넣어도 되지만 보존제가 있는 인공눈물은 하루 4회까지만 사용하도록 처방한다”고 말했다. 보존제의 독성 때문이다. 보존제가 든 인공눈물을 장기간 사용하면 알레르기 반응이나 독성 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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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B12·B6로 눈 기능 강화

인공눈물 말고 식염수, 렌즈세척액, 수돗물을 눈 씻는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김 교수는 “얼마 전 내원 환자 중 수돗물을 콸콸 틀어 눈을 비비며 씻었다가 각막 상피세포가 떨어져 나간 사례(각막 미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식염수에는 방부제가 없다. 그 때문에 개봉 후 1~2일만 지나도 세균이 식염수 안에서 빠르게 번식한다. 김 교수는 “식염수를 한꺼번에 눈에 쏟아 넣는 사람이 있는데, 세찬 물살 때문에 눈 표면이 손상돼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영양성분을 섭취하는 것도 필요하다. 비타민B12는 눈 초점 조절 회복 기능을, 비타민 B6는 눈의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김·표고버섯·미역·정어리·고등어나 브로콜리·당근·시금치 같은 녹황색 채소에 많이 들어 있다.

눈 표면에 비타민B군이 든 안구세정제를 쓰는 방법도 유용하다. 동아제약이 지난달 17일 출시한 ‘아이봉’(일반의약품)은 대표적인 안구세정제다. 1995년 일본에서 처음 선보인 아이봉은 최근 일본 안구세정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눈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막는 성분(글리시리진산이칼륨)과 각막 보호 성분(콘드로이틴설페이트나트륨)이 들어 있다. 보존제가 들어 있지 않아 보다 안전하다. 5mL를 점안해 30초간 눈을 깜빡이면 이물질을 씻어낼 수 있다. 특히 아이봉 더블유 세안액은 비타민 B12·B6를 골고루 함유해 눈 기능을 강화한다. 눈 피로감을 줄이는 타우린도 포함됐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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