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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수해물자 "최고품"자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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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북괴의 감시와 사상교육은.
▲총 17명의 감시원이 항상 따라 다니며 사상교육을 시켰다. 총책임자 밑에 영화담당·노래담당까지 있었고 매일 3∼4시간씩 사상교육, 2시간씩 노래를 배웠다.
노래는 주로 김일성 부자를 찬양하는 내용이었다.
-관광도 했는가.
▲김일성 생가라는「만경대」·주체사상탑·개선문·평양지하철·묘향산 등지로 데리고 다녔다.
2월21일 묘향산「보현사」에 갔을 때엔 장발에 가사를 걸친 중을 만났다.
마침 불교신자인 광남호 갑판장 신영수씨(29)가 중이 외고있는 천수경을 물어 보니 처음과 끝 부분만 제대로 알뿐 가운데 부분은 엉터리불경이었다. 보현사에 중이 몇명 있느냐고 물었더니 2명이며 주지는 노동당 당원으로 출타중이라고 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는 북한에 종교가 있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었다.
-그곳에서 환송식이나 기자회견을 했는가.
▲납북된 다음날(2월6일)과 송환되기 이틀 전(2월26일)기자회견이라는 것을 했다.
지도원이 써준 원고대로 영해침범 사실을 시인하고 관대한 용서를 바란다고 했다. 기자회견에 들어가기 전 머리에 동백기름을 바르도록 했으며 긴장하면 안된다면서 술한잔씩 먹였다.
2월28일 남포항을 떠날 때 1천여명의 어린 학생과 부녀자들이 동원되어 꽃다발을 흔들어주었다. 어린 학생들은『돌아가면 다 죽을텐데 여기남아 같이 살자』고 했다.
-주로 어떤 것을 묻던가.
▲우리 나라의 해안경비 상태, 유류 및 가스저장시설의 위치와 수량, 비행기 종류, 전방지역의 대전차방벽시설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또 미군은 남한에 1천여개의 핵무기를 두고있으며 남한은 인구가 북쪽보다 많고 병력도 많아 전쟁을 하면 북쪽이 진다고 능청을 떨었다.
-주민들과 만나보았는가.
▲숙소인 여관 종업원들과 접촉했을 뿐이다.
한 지도원이 우리 선원이 입고 있던 캐시밀론 반코트를 보고 남한에서는 이런 것을 마음대로 사 입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작년에 보낸 수재물자는 자기들 물건 중 최고품이라고 자랑하면서 남한 관리들이 물건이 탐이나 중간에 다 빼돌렸을 것이라고 악선전을 했다.
-억류기간 중 김정일 생일과 구정을 맞았다는데….
▲2월16일 김정일 생일에는 학습도 중단하고 돼지족발안주에 소주를 주었다. 구정에는 쉬지도 않고 설음식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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