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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산모 뱃속 쌍둥이 외면한 병원…가족이 길거리 제왕절개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죽은 임산부의 배를 갈라 뱃속의 쌍둥이를 꺼내는 영상이 카메룬을 분노로 뒤덮고 있다.

지난 30일 BBC 보도에 따르면, 카메룬 두알라에 사는 임산부 모니크 쿠마테케(31·여·사망)는 갑자기 통증을 호소하며 가족들과 택시를 타고 인근의 라껭티니 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모니크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 숨을 거뒀고 병원 측에서는 그를 영안실로 옮겨야 한다고 했다.

이때 영안실 관리자인 몬가 룩은 "아기가 살아있다. 아기가 아직 산모의 배를 걷어차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유족들은 모니크의 시신을 분만실로 옮기려 했지만 병원은 아이들을 살리기 위한 절개 수술을 거절하고 그들을 병원 밖으로 내보냈다.

그러자 모니크의 친척 타케 로즈가 직접 면도칼을 들고 나타났다. 살아 있을지 모를 조카들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그는 길바닥에서 모니크의 배를 절개했다.

하지만 죽은 엄마 뱃속에서 나온 쌍둥이 중 한 명 역시 숨진 상태였다. 다른 한 명도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의 배 위에서 짧은 생을 거뒀다. 수많은 시민들이 이 모습을 지켜봤다. 이 과정은 영상으로도 찍혀 온라인에 빠른 속도로 퍼졌다. 누리꾼들은 분노했고, 카메룬 병원의 이런 행태가 이전에도 자주 있었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카메룬 국민은 스스로에게 자문했다.

"이건 부끄러운 일이다."
"병원들이 제 몫을 다하고 있는가? 의사들은 의무를 다하고 있는가? 이런 일이 과연 내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인가?"

라껭티니 병원 측은 "산모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사망한지 2시간 이상이 지나 손을 쓸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모니크의 시신을 영안실로 보낸 조산사와 그의 배를 가른 가족을 불러 사건의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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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엽 인턴기자 han.dongyeoub@joongang.co.kr
공성룡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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