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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갑 경고 그림 10개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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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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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후두암 환자의 목, 태아로 향하는 임신부의 담배 연기, 남성 하반신의 ‘고개 숙인’ 담배꽁초…. 올 12월부터 편의점 등 시중에서 판매되는 담뱃갑에서 볼 수 있는 경고그림이다.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경고그림위원회(위원장 문창진 차의대 부총장)는 31일 최종 회의를 열고 담뱃갑에 부착하는 경고그림 시안 10개를 확정·공개했다.

폐암·후두암·간접흡연 피해 담아
12월 23일 반출 제품부터 부착

담뱃갑 경고그림은 현재 전 세계 80개국에서 시행 중이며,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대표적인 비가격 금연 정책이다. 국내에선 지난해 6월 국민건강증진법이 개정되면서 올해 12월 23일 반출 제품부터 부착된다. 국산·수입 담배 모두 똑같이 적용된다.

지난해 10월 구성된 경고그림위원회(총 15명)는 의료계 자문 등을 거쳐 흡연과의 연관성이 높고 금연 효과가 크다고 판단되는 10가지 주제를 선정했다. 폐암·후두암·구강암·심장질환·뇌졸중 등 질병 관련 5개와 간접흡연·조기사망·피부노화·임산부흡연·성기능장애 등 질병 외 분야 5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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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그림제정위원회가 공개한 담뱃갑 경고 그림.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외국에서 사용하는 800여 개의 경고그림을 참고해 자체 디자인을 완성했다. 폐암 등 4개는 실제 사진을 사용했고 간접흡연 등 나머지 6개는 자체 제작한 합성이미지 등을 썼다.

경고그림의 수위는 외국의 그림과 비교하면 높지 않다. 뉴질랜드에서는 뇌에서 피가 흐르며, 브라질에서는 유산된 아이가 담배꽁초 더미에 있는 그림도 있다. 위원회는 법 조항을 참조해 그림을 선정했다.

법 조항 중엔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지나치게 혐오감을 주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단서조항이 들어 있다. 사람마다 차이를 보일 수 있는 혐오감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주제별로 3개 이상의 시안을 제작했고, 지난달 16~22일 성인·청소년 189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그림 수위가 아주 높지는 않지만 담배 브랜드 광고 차단과 흡연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 등에 효과적일 것으로 보여 흡연율이 장기적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고그림은 공개됐지만 부착 위치(상단·하단), 교체 주기(18개월·24개월), 담배 진열대를 가리는 행위 금지 같은 세부 쟁점 사항은 남아 있다. 복지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6월 23일 이전에 10개 이하의 경고그림을 최종 결정해 고시한다. 양성일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이번에 결정된 경고그림은 거의 그대로 가고 경고문구 중심으로 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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