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회「반쪽연주」가 잦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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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렸던 아마데우스 현악4중주단의 내한연주회에서는 예정되었던 프로그램의 4곡중 한곡이 빠져 화제.
권용진작 『현악4중주를 위한 망각』이었는데 악장「로베르트·브라이닌」씨는 주최측으로부터 악보가 늦게 와 연습을 하지못한 때문이라고 청중들에게 해명했다.
그러나 아마데우스의 한국연주를 주최한 한국무지카측은 단원중 제 2바이얼린의「지그문트·니셀」이 최근 심장수술을 받아 건강이 나빠 연습을 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분명한 이유야 어쨌든 이처럼 연주자 또는 주최측의 무성의한 태도로 인해 청중과의 약속이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태는 모처럼 입장권을 사서 음악회장을 찾은 사람들의 기대나 감흥을 깨는 일이다.
사실상 연주회장에서의 해프닝은 이번뿐이 아니다. 83년 테너 P씨는 연주회 당일 감기로 인한 신경안정제 사용으로 연주회장에서 목소리가 갈라져 음악회가 취소되는 사태까지 갔다.
83년의 대한민국 음악제에서도 예정되었던 창작곡을 KBS교향악단이 마음대로 빼서 물의를 빚었었다.
지난해 12월에 열렸던 라이트 클래식 콘서트에서도 출연한 한국 1급 성악가들중 대부분이 연습부족으로 가사도 제대로 외지 못해 종이쪽지를 들고 나오는등 불성실한 태도로 임해 음악회는 파장이 되고 주최측과 출연자들은 크게 비판을 받았다.
1인 창무극의 공옥진씨의 공연이 느탓없이 주최측에 의해 고별공연으로 둔갑하여 본인조차 당황하는 사태가 생기기도했다.
이같은 일련의 사건은『연주자나 주최측 모두가 철저한 프로의식이 부족한 때문』이라는 것이 음악평론가 박용구씨의 얘기다. 어떻게 해서라도 청중을 끌어모으려는「센세이셔널리즘」에 입각한 기획도 문제로 지적된다. 사실상 제대로된 공연을 위해서는 연주자는 적어도 몇달에 걸쳐 철저히 프로그램을 짜고 연습에 임해야 한다는것.
주최측은 또한 연주자와 프로그램의 선정이 끝난후에도 중간 연습과정 체크, 무대조건 완비, 나아가 연주회 결과까지를 철저히 책임지고 진행시켜야할 것이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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