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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장성 보험료 5~6% 오른다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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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고객님, 이 보험료로는 이달 말까지만 가입 가능합니다. 다음달부터는 보험료가 오르니까 서두르세요.”

생보사들 저금리로 다음달 올려
“가입 서두르세요” 절판 마케팅
꼭 필요한 보험만 가입해야

최근 생명보험사 설계사와 콜센터 상담원들이 보험 가입을 망설이는 고객을 설득하면서 하는 말이다. 일부 생보사는 홈페이지에 “4월 이후 신계약부터 보험료가 변동됩니다. 3월 말일까지 가입하세요”라는 안내 팝업창을 띄우고 있다. 4월 1일 보험료 조정을 앞두고 생명보험 업계의 ‘절판 마케팅’이 한창이다.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종신보험이나 건강보험 같은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보험료가 5~6%가량 오른다. 대다수 생보사가 4월 1일부터 보장성보험에 적용되는 예정이율을 0.25~0.35%포인트 내리기 때문이다. 예정이율이란 보험료 중 일부를 적립해서 운영할 때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률이다. 보험사는 예정이율만큼 할인해서 보험료를 산출한다. 보장이 같아도 예정이율이 높으면 보험료는 싸고, 예정이율이 낮으면 보험료는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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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이율 인하는 저금리 때문이다. 현재 대형 생보사의 예정이율은 3%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2월 기준 1.56%)의 두 배 수준이다. 시장금리가 워낙 낮다 보니 보험사도 더 이상은 3%대 자산운용 수익률을 자신할 수 없게 됐다. 금융감독원 보험감리실 박상욱 부국장은 “보험사로선 재무건전성을 위해 예정이율을 낮춰야 하지만, 회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인하폭은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보험료 인상이 예정돼있을 땐 보험 가입을 서두르는 게 맞을까. 보험에 들려고 이미 마음먹고 있었던 고객이라면 그렇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종신보험 같은 보장성보험이 지금 필요하진 않은지를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종신보험이나 치명적 질병(CI)보험·암보험·간병보험·건강보험·어린이보험이 필요해서 알아보던 소비자라면 이달 중 가입하는 게 보험료를 아끼는 방법이다. 일부 특약의 경우 보험료가 10% 정도로 크게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은 보험이라면 굳이 미리 가입할 필요는 없다. 보장성보험은 장기상품이고 시장금리의 흐름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둘러 가입했다가 보험을 유지할 여력이 안 돼 중도에 해지하게 된다면 고객에겐 오히려 손해다. 또 이번 예정이율 인하는 저축성 상품(저축·연금보험)과는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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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엔 생명보험사들이 신상품을 대거 출시한다. 절판 마케팅이 끝난 뒤 판매가 뚝 떨어지는 걸 만회하기 위한 전략이다. 한화생명과 신한생명은 중도해지 시 돌려주는 환급금을 절반 정도로 줄여서 소비자의 체감 보험료 부담을 낮춘 저해지 종신보험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 KDB생명, 신한생명은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고령자도 쉽게 가입할 있는 유병자 간편심사 보험을 4월 중 출시한다.

농협생명은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 비갱신형 암보험을 다음달 내놓는다. 동양생명은 보장기간을 30세까지로 줄이고 암·재해·입원·수술 보장금액은 늘린 어린이보험 신상품을 다음달 중 판매한다. 라이나생명은 한약과 약침 치료비를 보장해주는 한방보험을 4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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