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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위 방만한 운영…세금 낭비 눈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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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 5일 저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는 대구U대회 D-50일 경축잔치가 열렸다. 구미시민들에게 U대회를 알린다는 명목으로 인기가수를 대거 동원한 이날 행사엔 모두 3억원이 들었다. 그러나 구미에 사는 김연호(37)씨는 "흔히 있는 10대 대상의 공연인줄 알았지 대구U대회는 금시초문"이란 반응이었다.

올 들어 대회 조직위는 이날 행사를 비롯, D-200일, 100일 등의 홍보잔치에 모두 9억원을 쏟아 부었다.

총 2천억원의 공공예산이 투입되는 대구U대회가 조직위의 방만한 운영으로 '흥청망청 돈잔치'란 비난이 일고 있다.

여기저기서 파견된 직원들은 저마다 파견보조비.품위유지비.홍보활동비 등의 명목으로 6~7개씩의 고정수당을 챙기는가 하면 홍보본부의 경우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 해외출장비 등에 1억여원 이상을 쓰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대구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증액 지원된 혈세인 만큼 함부로 낭비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과다한 수당 지급=대구U대회 조직위는 대구시와 경북도.중앙부처.대한체육회.교육청 등지서 파견된 직원 2백90여명과 계약직 50여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계약직은 '가'급의 경우 연봉 5천만원, '나'급은 3천2백여만원, '다'급은 2천7백여만원 등으로 채용돼 있다.

그러나 파견직원들은 본봉 외에도 1급에서 기능직 9급까지 개인업무추진비.품위유지비.파견보조금.개인홍보활동비.초과근무수당.정액급식비.주거보조비.월액여비.특수직무수당 등을 지급받는다.

이에 따라 공무원 서기관급에 해당하는 2급(부장)의 경우 매월 ▶품위유지비 25만원▶개인업무추진비 40만원▶파견보조금 12만원▶개인홍보활동비 40만원 등을 따로 받는다. 여기에 서울 등 외지에서 파견 나온 경우 ▶주거보조비 60만원▶정액급식비 8만원▶월액여비 10만원 등이 더 주어진다.

3급 이하 직원이 받는 초과근무수당은 3급의 경우 시간당 7천6백41원이지만 계약직 다급의 경우 1만5천4백87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 때문에 조직위 출범 당시 대구시 직원들은 "파견.비파견 직원 간 보수에 너무 차이가 난다"는 지적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같은 과다한 인건비 지출은 지난 5월 감사원 감사에서도 지적됐다.

당시 감사원은 파견보조금 과다지급 등으로 대구U대회 조직위의 1인당 월 관리비가 부산 아시안게임의 1.14배, 후쿠오카U대회의 1.21배까지 높이 책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내실없는 홍보예산=U대회 조직위의 홍보보도본부는 올해 예산에 해외방영권 판매활동 경비로 1억1천1백만원의 해외출장비를 잡아 놓았다.

세부적으로는 ▶스포텔마이애미 등 해외방송물시장 참가비 4천5백만원▶자료구입비 2천만원▶통신비 2천4백만원▶해외 홍보자료 발송비 1천만원 등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해외방영권 판매 실적은 전무한 상태다.

조직위 관계자는 "스포텔모나코, 호주 ABU총회 등에 참가해 중국민영방송 등과 1만8천달러어치의 가계약을 맺었으나 본계약 체결이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송 관계자들은 "U대회 방영권의 경우 수요가 한정돼 있고 전문화돼 있어 직접 판촉보다는 계약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하는 위탁판매방식이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자원봉사 성격이 강한 대학생 명예기자에 대한 보상도 과다하다는 지적이다.

대학가에 U대회를 홍보하는 명예기자들에 대해 조직위는 1인당 월 30만원의 실비 보상 외에 지역 47개 대학별로 1백50만원의 대학축제 홍보비도 따로 잡아 놓았다.

그러나 명예기자들이 만드는 '스트리트 매거진'도 방학이 시작된 이후 첫 호가 발행돼 배포도 제대로 되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실비 보상은 원고 작성량에 따라 지급되며 축제홍보비는 거의 집행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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