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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개막전 로스터 확정…추신수와 개막전 맞대결 예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고의 무대'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했던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가 바늘구멍을 뚫었다. 초청 선수 신분으로 스프링 트레이닝에 합류한 그는 40인 로스터 진입은 물론 개막전 엔트리(25인 로스터)에도 포함됐다.

이대호의 국내 매니지먼트사인 몬티스 스포츠 매니지먼트그룹 관계자는 28일 전화통화에서 "이대호가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들어갔다고 시애틀측이 알려왔다"고 밝혔다. 아직 시애틀 구단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대호에게 직접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호는 소속사를 통해 "많이 응원해 주신 팬들 덕에 첫 번째 목표를 달성했다"며 "하지만 멈추지 않고 노력해 정규시즌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말했다.

앞서 MLB 공식홈페이지는 "시애틀이 한국인 거포 이대호를 40인 로스터에 포함시켰으며 이는 이대호가 백업 1루수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의미"라며 "이대호가 시애틀 개막 로스터에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대호는 지난 2월 시애틀과 1년짜리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면서 MLB 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못할 경우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옵트 아웃 조항을 삽입했다. 이대호는 25인 로스터 진입으로 100만 달러의 연봉을 보장 받는데 옵션을 충족할 경우 최대 400만 달러(약 48억 7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날 제리 디포트 시애틀 단장은 "이대호에겐 좋은 기회다. 왼손 투수를 상대하는 법을 잘 알고 있고 스프링캠프를 통해 자신을 믿어야만 하는 이유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시애틀은 이대호를 선택하는 대신 시범경기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인 헤수스 몬테로(27)를 정리하기로 했다. 시애틀은 이날 몬테로를 지명할당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른 경쟁자였던 스테판 로메로(28)는 마이너리그 옵션이 남아 있어 당장 25인 로스터에 포함시키지 않아도 된다.

이대호는 개막전에서 동갑내기 '절친'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를 만나게 됐다. 시애틀은 5일 텍사스의 글로브 라이브파크에서 텍사스와 개막전을 치른다. 부산 수영초등학교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였던 이대호와 추신수는 고교 시절 이후 맞대결을 펼친 적이 없다. 2001년 고교를 졸업한 추신수는 마이너리그를 거쳐 2005년부터 MLB에 입성해 뛰고 있다. 이대호는 연고 팀인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고, 2012년엔 일본에 진출해 4년을 뛰었다.

지난 8일 시범경기에서 만난 둘은 2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시애틀과 텍사스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 함께 소속돼 있어 올 시즌 개막전을 포함, 19차례나 맞대결을 펼친다.

힘든 과정을 거쳐 '진짜' 메이저리거가 된 이대호의 주전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올 시즌 시애틀의 주전 1루수는 애덤 린드(33)다. 지난 시즌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타율 0.277, 20홈런, 87타점을 기록한 린드는 지난해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시애틀 유니폼을 입었다. 린드는 MLB 통산 타율 0.274, 166홈런, 606타점을 기록한 왼손 거포지만 왼손 투수를 상대로는 통산 타율이 0.213에 그치는 반쪽짜리 선수다.

지난해엔 왼손 투수로부터 홈런을 하나도 뽑아내지 못했고, 타율도 0.221에 그쳤다. 그래서 왼손 투수가 선발로 나온다면 이대호가 경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개막전 선발 출전도 유력해졌다. 텍사스는 개막전 선발 투수로 왼손 투수인 콜 해멀스(33)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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