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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민족사 이끌 "웅대한 의지"|「문화발전 장기계획」내용을 보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정부의 「문화발전 장기계획」은 21세기 한민족사를 이끌어 갈 국민사상의 지주를 세우려는 웅대한 의지다. 이같은 계획구상은 정부의 문화인식에 대한 새로운 각성을 뜻하기도 한다.
구체적 대안도 없이 구호로만 민족 주체성 확립을 외쳐왔고 문화예술의 창조를 중요 국정지표로 전시했던 파기에 비해 정부의 이번 의욕적인 문화발전계획은 한민족의 문화적 긍지를 새삼 북돋워주는 것이다.
계획중 가장 주목을 모은 것은 한국인류문화사박물관, 자연사박물관, 6·25전쟁기념관의 건립과 국립예술학교, 한국학 번역센터 설립 등이다.
5천년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자랑하면서도 한민족의 문화인류학적 발자취와 한반도의 자연환경적 특성을 조명해줄 인류문화사·자연사박물관이 없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국민정신의 구심화도장으로 건립될 자연사박물관은 계획의 제2단계에서 우선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시설은 한민족의 문화인류사적 발달사, 민족의 이동과 번영 경로, 한국문화의 원류, 한·중·일의 비교문화사, 문화전파경로 등을 각 관별로 나누어 전시한다는 것이다. 전시자료는 인류학·문화사·고고학·비교문화사자료 등.
외국의 경우 미국은 워싱턴 스미소니언 「역사박물관」을 통해 미국역사를 체계적으로 전개, 국가관 정립의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하나의 새로운 관심을 모으는 계획은 국립 해양박물관 건립. 장소는 현재 목포가 가장 유력시 된다. 신안 해저유물선 (중국송·원대)과 한국 고대선박들을 전시할 선박박물관, 수족관, 한반도 연안의 해양자원 전시관 등으로 구성될 해양박물관은 「세계속의 한국」이라는 국민의식을 고취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6·25전쟁기념관은 건립시기가 이미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최근세 민족수난의 대표적 참상이었던 6·25전쟁은 그 동안 자료방치 등으로 유물수집 등을 실시했다.
경제개발 우선 정책으로 뒷전으로 밀려났던 정신문화를 일깨워 민족주체성과 역사의식 확립의 뿌리로 삼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한국인의 긍지를 가진 많은 사람들의 여망이기도 했다.
아직까지 뚜렷한 한국사상이나 한국인의 정신이 정립돼 있지 않은 오늘의 우리 국민사상 현실은 이제 자기 정체성을 오랜 역사와 전통속에서 새롭게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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