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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스타벅스 '한국 대박…日선 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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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매년 두배 가까운 성장, 시장 점유율 40%로 업계 1위'(스타벅스 코리아의 성적표).

'지난해 4분기에만 4억5천4백만엔(약 46억원)의 적자 기록 '(스타벅스 재팬의 성적표).

다국적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의 한국과 일본 법인이 엇갈린 성적을 내고 있다. 그 이유로 업계 관계자들은 마케팅 기법의 차이를 들고 있다. 한국법인의 경우 문화마케팅 등으로 고객의 품위를 높이는 데 주력한 반면 일본은 외형 성장에만 치우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잘 나가는 스타벅스 코리아=이 회사에는 요즘 공동으로 마케팅을 하자는 이종 (異種) 업체들의 제의가 쏟아지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성공을 업고 고객들에게 다가가겠다는 것이다. 그 대열에는 삼성전자.SK텔레콤.LG텔레콤.외환은행 등 국내 대표기업들이 모두 들어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세워진 것은 1999년 7월. 미국 본사와 신세계가 50대 50으로 출자해 설립됐다. 그 뒤 초고속 성장을 해온 스타벅스 코리아는 올해도 이라크전.사스.북핵 위협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4백40억원의 매출로 업계 2위권 기업들보다 네배나 많았다.

불황에도 끄덕없는 스타벅스 코리아의 성장 비결은 다른 기업들에서 볼 수 없는 마케팅 기법에서 찾을 수 있다. 스타벅스가 전통적으로 고수해 온 '문화 마케팅'이다. TV 등 매스컴을 통한 광고보다 고객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이달 초 '난타'공연을 주관하고 있는 ㈜PMC와 제휴해 자사 커피를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공연 티켓 두장씩을 무료로 증정했다.

지난해에는 영화 '아이 엠 샘(I am Sam)'이 국내에서 개봉됐을 때 적극적으로 홍보에 참여하기도 했다. 덕분에 해외 시장에서 흥행에 실패한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서는 몇달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또 외환은행과 제휴를 통해 고객들에게 환전 수수료를 최대 30%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환율 우대권도 주고 있다. 이밖에 소니.HP 등도 스타벅스 코리아와 손잡고 고객 확보에 애쓰고 있다. 화장품.패션 업계도 스타벅스 코리아와의 제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고전하는 스타벅스 재팬=95년 설립된 스타벅스 재팬(일본)은 한국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 진출 초기 단기간의 성과만 보고 일주일에 하나씩 점포를 늘려갔다"며 "시장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고객을 사로잡는 마케팅도 없이 외형 성장에만 치중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스타벅스 재팬이 현지화에 실패한 것도 큰 원인이다. 스타벅스 재팬은 본사가 1백% 투자해 설립됐다. 그래서 일본인의 정서에 맞는 마케팅을 하려는 노력이 적었다는 것이다.

최근 스타벅스 재팬 관계자들이 한국을 찾았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성공 비결을 배우기 위해서다. 그들은 문화 마케팅과 쓰레기 분리수거 등 스타벅스 코리아가 중시하는 경영 기법에 관심을 쏟고 있다고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전했다.

최익재 기자, 사진=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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