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레터] 무엇을 위해서입니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정치 뉴스의 계절입니다. 하루, 아니 시간 단위로 상황이 바뀝니다. 결말을 점치기도 어려워 속보에 자꾸 눈길이 갑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비례 대표 순번은 2번에서, 14번으로, 다시 2번을 오르내렸습니다. 양산에서 칩거하던 문재인 전 대표가 부랴부랴 김 대표를 찾아갔습니다. “모욕당했다”던 김 대표는 문 대표의 설득을 받아들였고, 사퇴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1부가 끝났을 뿐입니다. 김 대표와 진보 패권주의의 갈등은 계속 이어질 시즌제 드라마일 가능성이 큽니다.

새누리당은 여전히 유승민 의원의 공천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결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정 보류는, 그 자체로 메시지이니까요. 눈 밝은 이들은 이를 총선 이후, 나아가 정권 이후와 연결하기도 합니다.


▶관련 기사[속보] "김종인 사퇴 밝힌 적 없다" 비례대표 최종 명단은 논의 중 



어찌 됐던 매일 드라마가 펼쳐지니 뉴스 보는 재미가 난다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영 시큰둥한 분들도 많습니다. 여의도를 벗어나면 주목해야 할 다른 뉴스도 있습니다. 오늘 판교에선 국내 최대규모의 창업 지원 공간이 문을 열었습니다. 창업은 한국 경제의 목숨줄입니다. '업(業)을 시작(創)한다'는 절박함을 되찾지 못하면 저성장의 나락은 깊을 수 밖에 없습니다. 유튜브의 수전 워치츠키 최고경영자(CEO)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술 분야에선 5개년 계획이라는 게 있을 수 없습니다. 새로운 일, 새로운 정보가 나오면 그걸 토대로 모든 걸 다 바꿔야 한다.” 새삼 급변하는 세상의 무게를 느낍니다.

이제 다시 여의도로 눈길을 돌립니다. 자문했으면 합니다. “공천 전쟁은, 순번 논란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입니까”

기사 이미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