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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 딸 암매장한 엄마 경찰 조사 후 자살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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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1호 2 면

네 살 된 딸이 숨지자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30대 의붓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 청주청원경찰서는 2011년 12월께 당시 네 살 난 자신의 딸이 숨지자 아내와 함께 충북 진천의 한 야산에 딸의 시신을 파묻은 혐의(사체유기)로 안모(38)씨를 긴급체포했다고 19일 밝혔다.


당시 딸 시신을 함께 암매장 한 친어머니 한모(36)씨는 “다 제 잘못이에요”라는 내용의 유서와 함께 연탄불을 피워놓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암매장된 딸은 한씨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다.


안씨 부부의 범행은 “미취학 아동의 소재를 파악해 달라”는 학교 측의 연락을 받은 동주민센터 직원이 안씨 부부의 진술과 행동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최근 학교 측 조사에서 안씨는 “딸이 외가에 있다”고 속인 뒤 지난 17일 동주민센터에서 재차 딸의 소재를 묻자 “평택의 고아원에 딸을 놓고 왔다”고 말을 바꿨다.


아내 한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된 지난 18일 오후 9시50분쯤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씨는 사망 당일 정오쯤 경찰에 출석해 딸이 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이유를 집중 조사받다 귀가했다. 경찰은 한씨가 딸을 죽인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씨의 유서에는 ‘아이를 일부러 죽이려 한 의도가 없었다’는 내용도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한씨의 유서 내용을 토대로 남편 안씨를 집중 추궁해 “5년 전 딸이 숨져 시신을 땅에 묻었다”는 자백을 받았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가 ‘딸이 대소변을 잘 가리지 못해 화장실 욕조에 가뒀는데 죽었다’고 말했다”며 “그날 오후 11시쯤 아내와 함께 숨진 딸을 진천의 한 야산에 묻었다”고 진술했다.


미혼모였던 한씨는 2009년 9월까지 숨진 딸을 일반 가정에 위탁했다 2011년 4월까지 아동생활시설에 맡겼다. 그해 5월 안씨와 결혼하면서 딸을 집으로 데려와 함께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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