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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슬지 않은 박세리, 18홀 10언더 이미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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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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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홀에서 티샷하는 박세리. 18일 1라운드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올 시즌을 끝으로 19년간 활동했던 LPGA투어에서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LPGA]

9개월 만의 출전. 그러나 ‘골프 여왕’의 관록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JTBC 파운더스컵 1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쳤다.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 파이어 골프장에서 열린 1라운드. 박세리는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잡아내며 공동 36위에 올랐다.

JTBC 파운더스컵 1라운드
박세리, 보기없이 버디만 3개 잡아
경기 후 “올 시즌 뒤 은퇴” 공식 발표

첫날 핀 위치는 쉬운 편이었다. 연습 라운드에 비해 그린이 부드러워진 데다 핀이 대부분 그린 중앙에 꽂히면서 전반적으로 스코어가 좋았다. 출전 선수 144명 중 언더파를 친 선수가 89명이나 됐다. 생애 베스트 스코어인 9언더파를 기록해 첫날 공동 2위에 오른 김세영(23·미래에셋)은 “핀 위치가 무척 쉬웠다”고 말했다. 모든 선수가 좋은 스코어를 기록한 건 아니다. 우승 후보인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뉴질랜드)는 2언더파 공동 52위, 세계랭킹 2위 박인비(28·KB금융그룹)는 1오버파 공동 104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6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기권한 이후 9개월 만에 복귀한 박세리는 왼쪽 어깨에 통증을 느끼면서도 혼신의 힘을 다했다. 박세리의 이날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는 268야드였다. 박세리는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새 코치(브라이언 모그)의 도움을 받으며 스윙을 교정했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이날 라운드를 마친 뒤 미국 골프채널을 통해 전 세계 골프 팬들에게 은퇴 의사를 전했다. LPGA와 은퇴 공식 기자회견도 가졌다. 밝은 표정으로 기자실에 들어선 박세리는 은퇴를 결심한 이유와 향후 계획을 밝히며 19년의 LPGA투어 생활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20여 분에 걸친 인터뷰를 마치고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박세리는 “막상 은퇴 의사를 밝히고 나니 눈물이 난다. 올 시즌 가능하면 많은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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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향

‘박세리 키즈’ 이미향(23·KB금융그룹)은 이날 생애 베스트 스코어이자 코스레코드인 10언더파를 몰아치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미향은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8개로 10타를 줄였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이미향은 전반 9홀에서 이글 1개와 버디 7개로 9언더파를 기록했다. 페어웨이와 그린적중률 모두 100%를 기록했고, 7개의 버디를 모두 홀 4m 이내 거리에서 잡았다.

그러나 후반 9홀에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이미향은 1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앞쪽에 떨어뜨려 파를 기록한 뒤 흔들리기 시작했다. 5번 홀(파5)에서 후반 9홀의 유일한 버디가 나왔지만 나머지 홀에서는 버디를 추가하는 데 실패했다. 이미향은 “후반 첫 홀인 1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실수한 뒤 생각이 많아졌다. 전반 9홀에서는 스코어도 제대로 모를 정도로 경기에 몰입했는데 후반에는 집중이 안 됐다. 생애 베스트 스코어를 내 기쁘지만 후반 경기는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중학교 2학년 때 박세리와 라운드를 한 이후 그를 롤 모델 삼아 LPGA투어 프로의 꿈을 이룬 이미향은 박세리의 은퇴 소식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미향은 “늘 (박)세리 언니처럼 되고 싶다는 꿈을 꿔왔다. 오늘 은퇴 발표를 하는 줄 몰랐다. 슬프다”고 했다. 초청 선수로 출전한 박성현(23·넵스)은 첫날 6언더파 공동 10위에 올랐다. JTBC골프가 2라운드를 19일 오전 6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피닉스=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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