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두쿠르스 얘기만 나오면 비장한 윤성빈 "평창 올림픽은…"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스켈레톤의 신성 윤성빈(22·한국체대)이 몸에 달라붙는 경기복이 아닌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색다른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1인자'와 '평창 올림픽'이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그의 표정은 비장했다.

윤성빈은 16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21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그는 2015-2016 시즌 월드컵에서 8차례 대회 중 6차례나 메달(금1·은3·동2)을 땄다. 특히 지난달 5일 열렸던 월드컵 7차 대회에선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지난달 20일 세계선수권에서도 은메달을 따며 개인 최고 시즌을 보냈다.

시상식을 마친 뒤, 윤성빈은 "이런 행사 자체가 처음인데 기분 좋다. 이런 좋은 자리가 매번 왔으면 좋겠다'면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상을 받는다는 건 꿈에도 생각 못 한 일이었다. 믿겨지지 않는다"면서 "미래에도 좋은 자리에 좀 더 많이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강원도 평창으로 건너가 다음 시즌을 위한 기초 훈련을 진행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윤성빈은 "곧 선발전도 있어 준비하고 있다. 물론 학업에도 충실해야 할 것 같다. 머리 써야 할 일도 많다"면서도 "한국에 와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다.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평창 겨울올림픽까지의 계획과 목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윤성빈은 비장한 각오로 답했다. 아직 넘어야 할 '큰 산'이자 스켈레톤 세계 1위 마르틴스 두쿠르스(32·라트비아)가 있기 때문이다. 두쿠르스는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7차레나 금메달을 땄고, 세계선수권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성빈의 쾌속 질주가 눈에 띄었지만 월드컵 7차 대회, 한 차례를 제외하곤 언제나 두쿠르스가 가로막았다. 물론 두쿠르스도 약점이 있다. 2010 밴쿠버, 2014 소치 대회 등 올림픽에서는 아직 금메달을 따지 못해 '올림픽 징크스'를 갖고 있다.

윤성빈은 평창 올림픽과 두쿠르스와의 경쟁에 대해 "올림픽은 남한테 양보하는 대회가 아니다"고 말하며 "나도 절대 뺏기고 싶지 않은 대회다. 결과는 가봐야 알겠지만 최대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후보에 다다를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두쿠르스보다)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다. 남은 시간동안 더 열심히 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다음 시즌까지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 "드라이빙 능력은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성장할 것이다. 스타트 능력에선 가능성을 확인한 부분이 있다. 이 부분에 집중해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