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시티는 '조폭시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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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원대 공금 횡령, 정.관계 금품 로비, 뇌물…. 각종 비리 의혹으로 얼룩진 ㈜굿모닝시티 주변에서 폭력배들도 어지간히 활개를 쳤음이 드러났다.

상가 건축.철거 관련 민원을 해결한다며 돈을 뜯었고, 고리(高利)사채를 대주고 거액을 챙겨갔다.

수사를 맡은 서울지검 특수2부는 이 회사가 유용한 분양 대금 중 상당액이 폭력배들에게 흘러간 것으로 보고 집중 수사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굿모닝시티에 폭력배가 본격 개입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다.

동대문시장 주변 폭력배들이 '민원 해결사'를 자처하며 금품을 요구하자 대표 윤창렬(尹彰烈.49.구속)씨가 친구 동생 등 친분 있는 '어깨'들을 불러 모았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6일 "W파 출신의 모씨와 광주 S파 출신의 모씨가 '××부장''○○이사'등의 직함을 쓰며 최근까지 활동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찰의 관리 대상 폭력 전과자 명단에도 올라있다. 이 관계자는 이들이 4백만~5백만원의 월급과 별도의 활동비를 받았다고 말했다.

주변 상인들은 尹씨의 회사에는 짧은 머리의 건장한 남성들이 수시로 드나들었다고 전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폭력배들이 대표 尹씨를 설득해 상가 지하에 나이트클럽을 만들기로 했으나 상가가 폭력배의 온상이 될 것 같아 尹씨를 말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굿모닝시티 시공 가약정을 맺은 D사의 간부 金모씨는 Y씨 등 6명의 굿모닝시티 직원들에게서 집단 폭행을 당해 전치 6주의 상처를 입었다. 金씨가 "분양 대금을 엉뚱한 곳에 쓰는 것 아니냐"고 항의하며 관련 서류 공개를 요구한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

당시 경찰은 Y씨 등 두명을 구속하고 네명을 입건했다. 이 수사 과정에서 속칭 '동대문파'의 L씨가 대표 尹씨에게 "나를 거치지 않고는 주변 상인과의 마찰을 해결할 수 없다"고 협박해 4천여만원을 뜯어 간 것이 드러나 구속되기도 했다.

검찰은 Y씨 등 폭행 사건에 연루됐던 세명의 직원이 지난해 말 부동산 개발업체 P사를 만들며 尹씨로부터 수십억원을 받아갔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 중이다.

◇폭력조직 사채도 유입=분양대금 8천억원대의 상가 건설사업을 자본금 7억원으로 시작한 尹씨는 초기 사업 자금을 사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尹씨는 S파 행동대원이었던 한 요식업자로부터 20억원을 빌리는 등 폭력조직 출신 사채업자들의 돈도 적잖이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尹씨가 끌어 쓴 사채 수백억원 가운데 상당 부분은 사채 이자를 갚기 위해 다시 사채를 얻거나 알선 수수료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尹씨는 D파와 S파 등 특정지역 폭력조직 출신 사채업자들의 돈을 주로 썼으며, 그들은 원금에 맞먹는 이자를 챙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언.이철재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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