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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전지, 축구장 3배 규모면 화성시 가정 전력 70% 공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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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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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그리드 가 구축된 제주 가파도에서 풍력 으로 얻은 전기를 전기차에 충전하고 있다. [사진 한전]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의 경기그린에너지. 축구장 3배 넓이의 대지에 자리잡은 21개 연료전지들이 ‘위잉’ 소리를 내며 가동되고 있다. 연료전지는 컨테이너 모양이지만 크기는 컨테이너보다 훨씬 컸다. 이곳은 연간 46만MWh의 발전량으로 화성시 일반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70%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한국형 연료전지 발전소다.

당장 실용화 가능한 신 에너지들
기술 수준 높은 마이크로그리드
전담 기관 없어 활용도 떨어져

핵융합에너지는 꿈의 에너지라 불릴 정도로 장점이 많지만 실생활에 사용되려면 아직 30년 이상을 더 기다려야 한다. 이에 반해 연료전지와 마이크로그리드는 바로 눈 앞에 있는 신 에너지 산업이다. 연료전지는 전기를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것을 역이용해 수소와 산소에서 전기 에너지를 얻는 것으로 풍력 에너지 등과 달리 기후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포스코와 두산그룹은 한국이 글로벌 연료전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연료전지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연료전지는 성장속도가 연평균 30%대로 빠르고 2023년 시장규모가 38조원대로 전망되는 유망 분야”라며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영업과 생산 체계를 가다듬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정탁 경기그린에너지 대표는 “1년이면 전력망이 없는 곳에서도 연료전지 시스템을 깔 수 있기 때문에 통일이 되면 당장 북한의 전력난을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이 연료전지”라면서 “연료전지의 주연료인 LNG(액화천연가스) 값이 동남아에서는 매우 싸기 때문에 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진출도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정보통신(IT)기술이 많이 쓰이는 소규모 독립형 전력망 마이크로그리드도 IT 강국인 한국에 유망한 분야로 꼽힌다. 한국은 선진국들과 비슷한 시기인 10여 년 전부터 마이크로그리드 연구를 시작했다. 도서 지역에서는 에너지자립섬을 목표로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울릉도에서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이 처음으로 시작됐다.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게 목표다. 연간 전기료만 180억원 가량을 내는 서울대도 지난해부터 마이크로그리드 실증사업을 시작했다.

미국은 2030년까지 45억 달러를 투자해 50년 이상된 전력망들을 마이크로그리드 기술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고, 중국은 정부가 주도가 돼 30개의 마이크로그리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그리드 산업을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융합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문승일 서울대 기초전력연구원장은 “마이크로그리드 관련 개별 기술은 한국의 기술이 세계적이지만 이를 엮을 주체가 없다”고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전담 기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료전지 분야에서는 기업들의 보조금 격인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요금이 들쑥날쑥한 게 걸림돌이다. KW당 매년 80원에서 140원까지 달라지기 때문에 사업계획을 짜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발전 용량이 대형발전소보다 적다는 이유로 연료전지의 주연료인 LNG 가스 요금을 소매가로 매기는 것도 장벽으로 지적된다.

함종선 기자·강해령 인턴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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