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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광야에서 죽어도 좋다” 통합 이어 수도권 연대도 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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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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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6일 오전 서울 마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은 지금 힘들고 두려운 광야에 있다. 그래도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해 야권통합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사진 오종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6일 야권통합에 이어 “수도권 연대도 거부한다”고 밝혔다. “광야에서 죽을 수도 있다. 그래도 좋다”며 배수진을 쳤다.

“내가 새누리 저지 위해 통합할 때
김종인은 새누리 확산 위해 헌신”
천정배 “야권연대 논의 필요하다”

안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당은 지금 힘들고 두려운 광야에 있고 사방에 적(敵)뿐”이라며 “그래도 돌아갈 수 없다. 전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권통합 거부 입장을 정한 지난 4일 연석회의에서 많은 의원께서 ‘죽는다면 이 당에서 죽겠다’고 말했다. 죽기를 각오하면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안 대표는 “저는 야권통합을 위해 세 번(2011년 서울시장 선거, 2012년 대선과 2014년 민주당과의 통합) 결단하고 국민 앞에 연대보증을 섰지만 정권교체, 야당을 바꾸는 데 실패했다”며 “제가 새누리당의 세 확산을 막는 통합의 결단을 세 번이나 했을 때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새누리당의 세 확산을 위해 헌신했다. 누가 통합을 말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제가 문재인 대선 후보 당선을 위해 손잡고 다닐 때 김종인 대표는 문재인 후보를 떨어뜨리려 박근혜 후보와 함께한 사람”이라고도 했다. 그런 뒤 “(김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은) 한 손에 칼을 들고 악수를 청하는 명백한 협박이고 회유,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수도권 연대 가능성을 닫는 거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안 대표는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 목표는 기득권 양당 공생체제를 깨고 3당 경쟁체제로 바꾸는 것”이라고 답했다.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이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와 접전이란 지적에 안 대표는 “2013년 보궐선거 때 (예상은) 제가 지는 걸로 나왔는데 결과는 60% 넘게, 더블스코어로 이겼다. 그때도 야권연대 안 하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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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하지만 천정배 공동대표는 이날 광주광역시당 공천 면접에서 야권연대 문제와 관련,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안 대표와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천 대표는 특히 “(합당 전 자신이 추진하던) 국민회의와 국민의당 통합 발표문에 ‘총선에서 새누리 압승 저지를 위해 통합한다’고 명시돼 있다. 새누리당의 과반 또는 180석 확보라는 재앙을 저지하기 위해 어떻게 할지 당내에서 비장한 각오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야권통합’ 추진론자인 김한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거취를 고민 중이란 얘기까지 흘러나왔지만 측근들은 “다수 의원이 당론을 정한 이상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했다. 김 의원과 가까운 최원식(인천 계양을) 의원은 “내 경우도 (더민주 송영길 전 인천시장의 출마로) 격전지”라며 “명분을 택해 탈당했는데 다시 실리를 택하면 유권자에게 할 말이 없다는 데 김 의원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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