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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빠져나갈 구멍 별로 없다, 러시아도 핵심 안 건드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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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인터뷰에 응한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번 대북제재에 대해 “북한이 빠져나갈 구멍을 최대한 메운, 안보리의 제재 중 20년래 가장 강력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북한이 빠져나갈 구멍(loophole)을 많이 메웠다고 생각합니다.”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1일(현지시간)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의 파괴력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뉴욕 미국 대표부에서 가진 JTBC와의 인터뷰에서다.

유엔 주재 미국 대사 JTBC 인터뷰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채택 과정을 주도해 온 그는 결의안 이행의 키를 쥐고 있는 중국의 협조와 관련, “중국이 결의안에 서명한 만큼 결의안 이행이 실패하거나 갈등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결의안의 의미는.
“북한의 도발과 핵 프로그램을 멈추려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의지를 보여준다. 이뿐만 아니라 북한 정권이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기술·노하우·자금을 확보하는 걸 훨씬 어렵게 만들 것이다. 이번 결의안은 안보리가 지난 20여 년간 내놓은 제재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이다.”
러시아의 막판 검토 과정에서 결의안 채택이 늦어졌다. 미·중이 합의한 제재안이 얼마나 달라졌나.
“우리는 결코 (제재 결의안의) 본질과 (채택) 속도를 맞바꾸지 않았다. 러시아는 며칠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했을 뿐이다. 러시아는 결의안의 핵심을 건드리지 않았고, 결의안의 효력을 감소시키지도 않았다. 러시아도 결의안에 공감하고 있다. 러시아와의 협의에서 다룬 것은 암묵적이었던 것들을 명시적으로 만든 것뿐이다. 문안 변경 사항은 우리가 이미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분명히 표현한 것이다.”
한국 정부와도 공조했나.
“북한의 4차 핵실험(지난 1월) 전부터 함께 협의해 왔다. 북한이 어떻게 제재를 회피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한국 정부의 역할이 컸다. 북한이 또다시 핵실험을 한다면 우리는 그 같은 구멍을 제대로 막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이번 결의안의 실효성은 어떻게 평가하나.
“북한의 무모한 핵무기 개발을 중단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결의안은 분명히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르다. 금융제재, 광물 수출 금지, 항공유 금수, 불법 행위에 연루된 북한 외교관 추방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부터 북한이 추가적인 핵실험이나 미사일을 쏠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해야 북한 정권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해 왔다. 북한이 그동안 제재를 회피해 온 많은 방법은 이번에야말로 봉쇄될 것이다. 평양의 북한 지도부에 매우 중대한 신호를 보낼 것이다. 안보리의 결의안 채택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러시아·일본·한국 등이 결의안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이 제재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보나.
“많은 사람이 안보리의 이런 제재 결의를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중국이 또다시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이 원했던 것은 다만 이행 가능한 조치들이었다. 중국이 손을 들어 결의안 지지를 표현한 것은 단순히 결의안 자체에 대한 약속일 뿐 아니라 결의안의 이행을 약속하는 것이다. 북한 정권은 그동안 중국이 최소한 자신들에 대한 보호막을 쳐줄 거라고 기대해 왔다. 평양에선 중국이 이처럼 강력한 액션을 지지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것이다. 중국도 북한 정권과 핵 프로그램이 중국 안보와 국가 이익에 위협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국제 평화와 안전을 지키려는 중국의 리더십에 감사를 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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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 수출 금지나 화물 검색 의무화 조치를 취하는 이유는.
“북한은 석탄 수출로 상당한 수익을 얻는다. 그 수익이 핵무기 개발에 쓰여 왔다는 많은 증거를 갖고 있다. 또 북한으로 드나드는 화물이 핵 프로그램 지원에 활용돼 온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북한 근로자들의 해외 달러 벌이에 대한 제재가 빠졌는데.
“이번 결의안에 모든 것을 담지는 못했다. 그러나 계속 나아갈 것이다. 또한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제재 회피를 막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많은 양자 제재 수단을 갖고 있다.”
북한 이수용 외상이 앞으로 북한은 유엔의 인권 논의 회의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는데.
“심각한 문제다. 북한 주민들에게 매일 잔혹한 인권 침해가 자행되고 있다. 그것 역시 우리가 강조점을 두고 있는 사안이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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