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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폭탄실험 기념촬영했다 딱 걸린 이만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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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지난 1월 4차 핵실험에 관여한 핵과학자·기술자 등 510명과 당 중앙위 청사에서 찍은 기념사진. 이만건 군수공업부장(원 안)이 당시 김정은을 수행했다고 노동신문은 보도했다. [사진 노동신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일(현지시간)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안에는 12개 단체와 개인 16명이 새롭게 제재 대상에 올랐다. 이로써 제재 대상은 총 28명, 32개 단체가 됐다.

정부가 기념사진 찾아 안보리에 이만건 군수공업부장 정보 제공
김정은 서명 핵·미사일 문건 등장 군수공업부, 국가우주개발국 포함
김정은 통치자금 조성 39호실, 대남도발 담당 정찰총국도 이름 올려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조성·관리하는 39호실이 처음 이름을 올렸다. 북한 내 정보기관으로 자금 동원 등 포괄적 일을 하고 있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대남 도발을 총괄한 정찰총국도 포함됐다.

김정은이 서명한 핵실험 관련 문서에 등장하는 군수공업부(기계공업부), 김정은이 서명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문건에 나오는 국가우주개발국도 들어갔다. 국가우주개발국은 지난해 10월 국제우주연맹에 가입을 시도했지만, 정부와 안보리 북한제재위의 문제 제기로 무산됐다. 향후 국가우주개발국의 국제기구 가입은 불가능하다.

기계공업부 소속으로 무기거래를 맡는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의 자회사인 혜성무역회사, KOMID의 금융거래를 맡고 있는 대동신용은행도 포함됐다. 중국 내에서 북한의 계좌 개설 및 외화송수신 업무를 주로 하는 조선광선은행도 제재 대상이다.

개인 제재 대상 중엔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만건 군수공업부장(장관급)이 가장 직급이 높다. 김정은의 여러 현지 시찰을 안내했고, 미사일 개발 총책임을 맡고 있다. 이만건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존재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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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는 “핵실험을 한 뒤 이만건이 김정은과 당당하게 경축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우리 정부가 그 사진을 보고 정보를 파악해서 이번에 포함시키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재 대상에 오르게 된 발단이 기념사진 한 장이었단 것이다.

장거리 미사일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유철우 국가우주개발국장, 미사일 개발의 핵심수행기관인 제2자연과학원의 최춘식 원장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둘 모두 지난 2012년12월 은하3호 발사에 직접적으로 관여했으며, 이후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다. 이밖에 KOMID의 베트남·이란·시리아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WMD 개발에 관여하거나 부품 등을 조달한 이들 위주로 명단이 작성됐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최종 승인한 김정은과 39호실을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여정은 제재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김정은과 김여정 등 ‘백두혈통’까지 제재 대상으로 삼자는 안에는 중국이 절대 동의할 수 없단 상황 등을 감안한 결과다.

제재 대상이 되면 유엔 회원국 입국이 금지된다. 북한 여권을 사용할 수 없고 물론 비자도 받을 수 없다. 해외 도피가 불가능해진다는 뜻이다. 현재 체류중이라면 추방된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인사와 기관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우리쪽에 정보가 가장 많고, 북한이 교묘하게 표기하는 이름도 우린 알아챌 수 있다. 이에 이번 제재 대상과 관련해 정보를 많이 제공했고 상당부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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