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문재인, '혁신안 수정' 등 미묘한 시기 재차 '상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양산 자택 인근 산책로에 앉아있는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 뒤에 있는 개는 반려견인 풍산개 `마루`. 사진 강태화 기자.

경남 양산 자택에 칩거중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9일 재차 상경했다.

문 전 대표측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이날 예정된 본회의 일정과 서울에서의 개인 일정 등으로 잠시 상경했다. 양산 생활을 완전히 정리한 건 아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4일 밤 칩거를 접고 잠시 상경해 개성공단 폐쇄 상황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뒤 양산으로 돌아갔다. 당시 김종인 비대위원회 대표와 30분 넘는 면담을 하면서 “김종인 대표를 신뢰한다”는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김 대표가 문 전 대표 체제에서 만든 당 혁신안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는 당무위원회를 소집한 상태라, 문 전 대표의 상경 시기를 놓고 미묘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범주류’이자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강기정 의원에 대한 사실상의 공천배제 결정이 내려진 이후 당내에서 김 대표 체제의 전략공천 절차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5일 강 의원에 대한 당의 결정이 나온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강기정의 필리버스터를 보느라니 마음이 짠합니다. 공천배제라는 말이 당에서 나오고 있는데도 당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광주가 어려울 때 끝까지 당을 지켰던 사람답습니다. 강기정 멋있다. 힘내라!!”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현재 일부 친노계 등 ‘구주류’ 의원들 사이에선 “김 대표가 혁신위원회가 만든 시스템공천을 허물려고 한다. 대표의 자이적인 공천이 이뤄져선 안 된다”며 김 대표 체제에 대한 반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정밀심사를 통해 3선 이상 중진의 50%와 초ㆍ재선 의원의 30%를 공천위원회의 ‘가부 투표’를 통해 걸러내기로 하면서 반발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문 전 대표측은 “본회의가 열리면 참석을 하겠지만, 당내 공천과 관련된 의원총회나 당무위원회 등에는 오해의 소지를 키울 수 있어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