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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트위터=10억건, SNS 날개 단 NBA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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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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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미국 프로농구(NBA) 올스타전에서 코비 브라이언트(LA레이커스)가 슛을 던지고 있다. 1999년 마이클 조던이 은퇴한 후 쇠퇴하던 NBA는 최근 SNS 마케팅과 글로벌화 전략으로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있다. [토론토 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2015~2016 시즌 미국 프로농구(NBA) 올스타전이 열린 캐나다 토론토의 에어캐나다센터엔 영하 20도의 강추위 속에서도 3만 명이 넘는 팬들이 몰려들었다. NBA의 ‘살아있는 전설’로 꼽히는 코비 브라이언트(LA레이커스)의 마지막 올스타전을 보기 위해서였다. 브라이언트가 경기장에 등장하자 관중은 모두 일어서 “코비, 코비”를 연호했다.

1990년대 인기 되찾은 비결

 1990년대 미국 프로풋볼(NFL)의 아성을 넘볼 만큼 인기를 누리던 NBA는 1999년 슈퍼 스타 마이클 조던의 은퇴 후 쇠퇴기를 겪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분위기다. 시청률 조사업체 호라이즌 미디어에 따르면 지난해 NBA 챔피언결정전의 평균 시청자는 199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998년의 2900만 명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인기 회복은 돈으로 직결된다. NBA는 2014년 말 새 중계권료 계약을 통해 2016~2017년 시즌부터 9년 동안 매년 26억 달러(약 3조2000억원)를 벌어들이게 됐다. 메이저리그(MLB)의 중계권료 수익은 15억 달러(약 1조8000억원) 정도다.

NBA의 성공적인 변신에는 이유가 있다. 성공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과 이를 통한 글로벌화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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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BA의 최고경영자(CEO)인 아담 실버 커미셔너는 13일 토론토에서 열린 NBA 올스타전 기자간담회에서 “NBA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10억 건의 ‘좋아요(likes)’와 ‘팔로워(follower)’를 기록한 첫 번째 프로 리그가 됐다”고 소개했다.

NBA 선수 중에는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6630만 건), 팀은 LA레이커스(2830만 건)가 SNS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NBA는 올해 처음으로 SNS를 통해 올스타전 MVP 팬투표를 실시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NBA 트위터는 195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NFL은 1600만 명 수준이고, MLB와 NHL은 각각 540만 명과 440만 명에 그친다.

톰 리차드슨 콜럼비아 대학 스포츠경영학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NBA의 SNS 팬 규모는 놀라운 숫자(amazing numbers)”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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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잡지 포브스가 지난해 말 스포츠 이벤트나 단체에 대한 페이스북 ‘좋아요’를 비교한 결과 NBA는 전세계 4위에 올랐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월드컵축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각각 1~3위를 차지했다. 축구 이외의 종목에선 NBA가 페이스북 이용자의 가장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는 얘기다.

또 NBA 게임 하이라이트는 지난해 12월 SNS 동영상 서비스 ‘바인(Vine)’을 통해 10억 번 넘게 재생됐다. NFL·MLB·NHL(북미아이스하키)의 3개 리그를 합한 누적 재생 수(8억 번)보다 많다.

 NBA는 지난해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업체 ‘라인(LINE)’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NBA를 ‘친구’로 추가하면 관련 이벤트와 선수의 최근 소식을 실시간 뉴스 속보로 접할 수 있다. 또 유명 NBA 선수의 이모티콘도 친구에게 메신저 대화로 보낼 수 있다.

김우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NBA가 활발한 SNS 마케팅을 통해 ‘조던 시대’ 팬의 자녀 세대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며 “스테판 커리와 같은 새로운 스타에 초점을 맞춰 SNS 마케팅을 벌인 게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서의 NBA 바람은 미국을 넘어 전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이번 올스타전을 사상 처음으로 미국 밖에서 개최한 것도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번 올스타전엔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팬들이 많이 찾았다.

토론토 현지 언론은 이번 올스타전 개최로 1000억원에 가까운 경제적 이득을 누린 것으로 분석했다. 인도네시아의 스포츠 전문 온라인 매체 소속으로 이번 올스타전을 찾은 토마스 기자는 “인도네시아에서 농구는 아직 축구엔 못 미치지만 인기가 오르고 있다”라며 “코비 브라이언트나 스테판 커리, 르브론 제임스와 같은 스타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지명도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아시아 시장 공략의 첨병도 SNS다. 중국팬들은 자국의 SNS 시나(新浪) 웨이보(微博)에 개설된 NBA 계정을 통해 관련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다.

조성식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SNS는 기존 미디어와 달리 스포츠리그와 선수가 콘텐트를 직접 생산하는 기능을 갖고 있고 이를 쉽게 퍼뜨릴 수 있다”며 “NBA가 이를 잘 활용해 세계화에 성공하고 스타 선수와 팬 사이의 거리도 좁혔다”고 평가했다.

토론토=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이 기사는 2월 29일 발행된 이코노미스트 1324호에서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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