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26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2월 전국 주택시장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74.2%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8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지난달보다 0.4%포인트 오른 수치다. 전세가율이 74.2%이면 3억원인 집의 전셋값이 2억2260만원이란 얘기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7월 70%(70.3%)를 넘어선 뒤 매달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한강 이북 지역 14개 구의 전세가율이 76.4%, 한강 이남 11개 구가 72.3%로 나타났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전세가율 80%를 넘은 곳은 성북구(83.7%)와 성동구(80.7%) 등 2개 구다.
특히 성북구는 전국 시·군·구 중 전세가율이 가장 높았다. 길음뉴타운 등의 재개발사업으로 집이 멸실된 이주민들이 주변에서 전세를 찾으면서 전셋값이 뛰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구로(79.9%)·동작(79.8%)·강서(79.5%)·마포(77.9%)·관악구(77.5%) 순으로 전세가율이 높았다.
수도권(75.4%)에서는 의왕(82.6%)·군포(80.5%)·고양시(80.4%)가 전세가율 80%를 넘어선 가운데 안양(79.4%)·하남(79.2%)·의정부시(78.8%) 등이 뒤를 이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74.4%로 조사됐다.
임희열 KB국민은행 가치평가부 팀장은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 등의 여파로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져 기존 세입자의 재계약이 느는 데다 봄 이사철을 맞아 전세수요가 늘면서 전세물건 품귀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세가율이 오른 배경을 전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