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글로벌 1등 KT, 해외 매출 2조원 4년 내 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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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가운데) KT 회장이 2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 2016에서 삼성전자 전시부스를 방문해 갤럭시S7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조문규 기자]

KT의 해외 매출은 지난해 기준 7500억원이다. 그런데 황창규 KT 회장은 “2020년 해외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다. 4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에 어떻게 매출을 배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것일까.

비전 제시한 황창규 KT 회장

 황 회장은 “KT의 비전은 ‘글로벌 1등 KT’다. 일부에서는 국내에서도 1등을 못하는데, 글로벌 1등이 되겠냐고 하겠지만 이는 KT가 반드시 쟁취해야 할 목표”라고 했다. 황 회장은 스페인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의 한 구절을 인용해 “불가능한 것을 손에 넣으려면 불가능한 것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의 상당 부분은 황 회장이 그리고 있는 KT의 글로벌 사업 설명에 할애됐다. 그는 “세계 시장에서 미래융합 정보통신기술(ICT)이 성장하고 있고, 기가 솔루션이 확산하고 있어 KT 해외 투자사업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T가 진출을 희망하는 미래융합 ICT 분야는 신흥 시장의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사후에도 관련된 컨설팅을 해주는 사업 현장이다.

KT는 지난해 우즈베키스탄에 지능형 원격 검침(AEM)을 구축했고, 르완다에는 통합 보안망을 설치했다. 이와 같은 사업을 통해 전통적인 내수 기업의 한계를 벗고 세계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앞으로 단순한 해외 인프라 구축, 지분 투자와 같은 옛 방식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축적한 기술을 갖고 해외로 나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멈추지 않고 이에 대한 운영 노하우와 사후 관리까지 도맡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작업은 이번 MWC 현장에서도 활발히 진행됐다. KT는 바르셀로나에서 LTE 상용화를 앞둔 투르크텔레콤과 22일 업무 협약을 맺었다. KT는 앞으로 투르크텔레콤의 기가 LTE 구축과 네트워크 컨설팅에 참여한다.

 황 회장은 “투르크텔레콤과 같은 통신기술 수출 계약은 단순 수출과 달리 KT가 자체 개발한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계약 금액은 두 회사간 보안 사항이라 공개할 수 없지만 통신 사업의 특성상 가입자 증가에 따른 지속적인 매출 확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황 회장은 갈수록 국제 경쟁이 치열해지는 5세대(5G) 국제 표준 주도권 확보에도 자신감을 표했다.

KT는 최근 스웨덴에서 에릭슨과 25.3Gbps 속도로 데이터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3CA에 비해 80배 이상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다. “실험실 환경에서 도달한 속도지만 세계 최초로 복수 무선 환경에서 이루어져 의미가 크다”는 게 KT 측 설명이다.

KT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할 5G 시범서비스 규격을 정하고 이 규격이 국제 표준이 되도록 총력을 다하고 있다.

 황 회장은 “평창에서 빈틈없는 5G 시범서비스를 위해 ‘평창 핵심규격’을 마련하고 이를 국제표준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다방면으로 하고 있다”며 “중국 차이나 모바일, 일본 NTT 도코모와 함께 ‘5G 워킹 그룹’을 결성할 예정인데 앞으로 이 그룹을 통해 표준화와 주파수에 대한 기술협력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어 “평창에서 보란듯 5G를 성공시켜 글로벌 무대에서 5G 선점효과를 누리겠다”고 자신했다.

바르셀로나=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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