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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고 속 ‘컷오프 25명’ 명단 25일 오픈…“추가 탈락 나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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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부터 20% 컷오프(공천 배제) 목적으로 실시했던 현역 의원 평가 결과를 이동식저장디스크(USB) 두 개에 나눠 저장해 왔다. USB 하나는 당 총무국에 있는 소형 금고에, 또 하나는 조은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평가위) 위원장의 은행 대여금고에 보관돼 있다.

탈당·불출마 9명 포함 가능성 높아
USB 2개에 이름·점수 따로 보관
탈락 면한 현역 의원 평가 계속
경쟁력 낮으면 단독 신청자도 교체

 컷오프 대상은 아무도 알 수 없다. 평가위는 이름을 알 수 없게 의원별로 8자리 코드명(예컨대 A0000107, B0000109)으로 의정활동·여론조사·공약 이행 등의 부문별 평가 결과를 점수화했다. 그런 뒤 USB 하나에 ‘코드명+점수(‘A0000107, 총점 89점’식)’를, 다른 하나에 ‘코드명+의원 이름(A0000107, 김00)’을 저장해 놓았다. USB 두 개가 합쳐져야 ‘현역 의원 컷오프 명부’가 나온다.

 이런 비밀 자료를 밀봉해 온 두 개의 금고가 열린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컷오프 자료를 23일 확인한 후 개별 통보하고, 이의신청을 받은 후 25일 발표할 것”이라며 "지역구 신청자 면접도 24일부터 실시한다”고 말했다.

 분당사태 전 더민주는 현역 의원 127명의 20%인 25명(지역구 21명, 비례 4명)을 컷오프할 예정이었다. USB엔 탈당파 19명(국민의당 15명+무소속 박지원·신기남·최재천+새누리당 조경태 의원), 김성곤 의원 등 불출마 선언 의원 4명 의 평가 결과도 포함돼 있다.

이 중 탈당이나 불출마를 염두에 두고 평가 자료 등을 내지 않은 의원 9명(탈당 6명+불출마 선언한 문재인·김성곤·최재성)이 컷오프 대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당초 물갈이 목표(25명)에 이들 9명을 제할 경우 더민주 소속 16명이 컷오프 대상이다. 하지만 16명 중 추가로 국민의당 소속 의원이 포함돼 있다면 다소 숫자가 줄어들 수는 있다.

 컷오프만으로 더민주의 현역 의원 물갈이 작업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측은 말한다.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컷오프 이후에도 현역 의원에 대한 평가는 계속될 것”이라며 “(컷오프와 별도로) 공천에서 탈락하는 의원들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더민주는 지역 실사와 여론조사를 통해 현역 의원에 대한 재평가에 나선 상태다. 공천위원인 김헌태 정세분석본부장을 중심으로 새누리당, 국민의당 예상 후보들과의 경쟁력을 비교하는 여론조사를 벌이고 있다.

공천위 관계자는 “현역 의원이 단독으로 공천을 신청한 지역도 경쟁력이 없으면 공천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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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아 있는 더민주 현역 의원 108명 중 공천을 신청한 이는 100명이다. 이 중 47명이 이런 단독 신청 지역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도 경쟁력이 없으면 ‘전략공천’ 지역으로 만들어 경선 없이 정치 신인이나 영입 인사를 공천하겠다는 게 김 대표 측의 입장이다.

 그래서 국민의당 창당으로 물갈이가 끝난 줄 알았던 일부 더민주 현역 의원들이 부랴부랴 “당이 하는 여론조사에 꼭 참여해 힘을 실어달라”는 문자를 지역구에 보내는 등 공천에 다시 비상이 걸린 상태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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