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농민들 농장습격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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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브라질에서 토지를 갖지 못한 농민이 농장을 습격해 무단 점거하는 사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일 보도했다.

방송은 이날 '토지 없는 농업노동자 운동(MST)'소속 농민들이 대통령궁에서 불과 40㎞ 떨어진 8백㏊ 규모의 농장을 습격하는 등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MST 지도자들과 긴급 회담을 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현재 MST 소속 농민들은 브라질 전역의 20개주 1백여 곳에서 농장을 습격하고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4년 설립된 MST는 토지 재분배와 주택제공을 요구하며 85년부터 지속적으로 토지와 공공건물을 무단 점거하는 시위를 벌여왔다.

MST는 좌파 룰라 정권이 출범하자 토지개혁이 신속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며 지난 2월 말까지 토지점거 시위를 일시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선거공약과 달리 룰라 정부의 대책이 신통치 않자 "무작정 기다리기에는 배가 너무 고프다"며 3월부터 점거시위를 재개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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