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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정춘숙 전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영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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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14일 정춘숙(52) 전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를 영입했다. 정 전 상임대표는 김상곤 인재영입위원장이 당 혁신위원장이었을 당시 혁신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정 전 상임대표는 단국대를 졸업하고 중앙대와 강남대에서 사회복지학으로 석ㆍ박사를 받았다. 1992년부터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재직하면서 여성긴급전화 1366 체계등을 세웠다.

정 전 상임대표는 이날 오전 영입 회견에서 "우리사회와 정치권은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아동의 피맺힌 절규에 제대로 응답하지 못했다"며 "저는 오랜 현장경험과 사회복지 전문가로서 안전하고, 평등한 평화로운 가정과 사회, 지속가능하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비례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선 "제가 전공한게 민생복지 관련 된 문제라서 그부분에 관심 많이 갖고 있다"며 "이후 문제들은 좀 더 두고 봐야하고 당이 원하고 요청하는 바대로 충분히 수렴해서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 혁신위원을 지냈지만) 제가 특별히 이익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다"며 "모두 그 룰을 가지고 경쟁하는것이고 저도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변화되면 변화되는것에 따라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 전 상임대표의 회견문 전문.

저는 최근 발생한 자녀 살해 사건들과 11세 소년의 아버지 살해사건 등을 지켜보며 슬픔과 분노로 가슴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1992년 부터 현재까지 24년간, 저는 여성의전화에서 수천 건의 상담을 받고, 수백 건의 사건들을 해결해 가며, 과연 우리사회에 정의가 존재하는가 하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참혹한 가정폭력의 현실을 바꾸고자 저는‘가정폭력방지법’ 제정과정을 총괄하면서 폭력 피해 여성, 아동, 노인들을 위한 대안을 마련했습니다. 가정폭력방지법이 제정됨으로써 가정폭력에 대한 국가책임이 명시되었고, 아이들과 엄마들을 위한 긴급 피난처와 상담소가 마련되고, 가해자들이 처벌과 보호처분,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너무나 부족합니다. 우리사회와 정치권은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아동의 피맺힌 절규에 제대로 응답하지 못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4대악 근절’은 구호만 요란할 뿐 현장에서는 그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가정폭력, 성폭력, 아동학대, 데이트폭력, 스토킹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심각한 사건이 발생할 때 잠깐 관심을 가질 뿐 이었습니다. 그동안 이런저런 정책이 제안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정치가 변화되어야 합니다. 정책이 문제가 아니라 정치가 문제입니다. 눈앞의 반짝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힘없는 약자의 편이 되어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제대로 된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래서 진정 고통당하는 이들이 두려움에 떨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며, 마음껏 자신의 인생을 살고, 미래를 설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오랜 세월 가족문제를 다루어 오면서 저는 ‘가족’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사회의 가족은 지금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습니다. 저출산 문제는 한국사회의 미래를 불안하게 하고, 가정폭력으로 집을 나온 아이들은 ‘가출팸’에서 다양한 폭력과 성매매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높아가는 이혼율은 그동안 우리사회의 가족이 안고 있던 문제점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족의 해체로 개인의 1차적 안전망이 해체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변화하는 가족에 대해 미래지향적 시각을 가지고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가족을 이룸으로써 더 성장 할 수 있고, 평등해서 더욱 서로 존중하며, 가족의 평화를 이루기 위해 공동체의 정의(正義)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가족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들이 서로를 받아들이고 함께 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결혼이주여성, 한 부모여성, 미혼모, 장애여성,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 모두가 우리사회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부모의 경제적 수준과 상관없는 충분한 양육과 교육, 빈곤으로부터 벗어나 기본권을 보장 받는 존엄한 노후, 장애가 문제가 되지 않는 삶, 성별과 상관없는 기회와 결과의 균등은 지속가능한 사회의 기본적 조건이며 국가의 책무입니다.

또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강화는 소수자들의 삶을 돌보고, 일?가정 양립을 가능하게 합니다.

저는 오랜 현장경험과 사회복지 전문가로써 안전하고, 평등한 평화로운 가정과 사회, 지속가능하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

정치는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저는 이제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저의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당 혁신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정치는 가장 약한자들의 가장 강한 무기’라는 정치의 본령을 실현하고자 분투하시는 많은 분들을 보았습니다. 그분들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이 민생중심의 정책정당으로 강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가정폭력방지법 제정에 헌신하고, 여성긴급전화 ‘1366’ 체계를 세우고, 데이트폭력과 스토킹, 민법 개정안을 제안했던 것처럼, 더욱더 현장에 바탕 한 실천적 대안을 만들겠습니다. 지금까지 살아 온 것처럼, 고통 받는 여성과 아이들과 함께하고, 어렵고 힘없는 사람들의 힘이 되고 친구가 되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무엇을 위해 지금 이 자리에 있는가를 잊지 않는 정치인이 되겠습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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