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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아이디어가 충돌할 때 혁신 이룰 수 있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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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6호 21면


구글 포 워크는 지메일·구글드라이브·크롬 등 구글의 기업용 서비스를 총괄하는 브랜드다. 구글에 따르면 매년 포춘이 선정하는 매출액 기준 미국 500대 기업 중 60%가 업무용으로 구글 기반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페덱스·우버·월풀 등도 구글 포 워크의 고객사다. 아미트 싱 구글 포 워크 사장은 “다양한 의견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혁신이 일어난다”며 “서로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열정적인 토론을 주고 받는 기업 문화가 회사의 발전을 이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


-어린 시절, 당신에게 영향을 미친 것은.“나는 인도에서 자랐다. 군인이셨던 아버지는 나를 일찌감치 델리에 있는 기숙학교로 보내셨다. 내가 리더십에 대해 알고 있는 대부분은 이 곳에서 배운 것이다. 학교에는 운동부가 많이 있었고 모든 학생은 ‘하우스’라고 불리는 5개 팀 중 한 곳에 소속돼 있었다. 열두살 소년에겐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가장 먼저 배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분배다. 기숙학교 음식은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 늘 배를 곯아야 한다. 이 때문에 협상하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잼이 들어 있는 롤케이크 하나는 버터 10개의 가치가 있다.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것처럼 ‘하우스’ 간 경쟁이 심했기 때문에 같은 소속 친구들끼리는 한 팀처럼 같이 어울려 지냈다.”


-언제 미국으로 오게 됐나.“델리 공대를 졸업하고 뉴욕에 있는 렌셀러 공대에서 석사과정을 밟기 위해 미국에 왔다. 졸업 후엔 운 좋게도 오라클에 입사하게 됐다. 그 곳에서 깨달은 것은 리더에겐 팀의 일원으로 함께 일하는 것보다 팀원들을 잘 안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균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과거엔 어떻게 발표할 것인가에 대해 조언하거나 가르쳐주지 않고 그들 대신 발표를 하거나 직접 원고를 써줬다. 몇 년이 지나고 나서야 내가 직접 나서야 할 때와 적절한 조언이 필요할 때를 구분하고 그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내가 아는 것을 어떻게 가르쳐줘야 할지 깨닫게 된 것도 그때쯤이다. 많은 리더들이 공식적인 평가 기간이 올 때까지 기다리곤 하지만 내 생각엔 필요한 순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조언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것이 비판보다 더 발전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옳은 일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성공에 투자하는 제대로 된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면 무엇이 잘못됐다고 지적 받을 경우 그것만으로도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리더십에 대해 배운 것이 또 있다면.“소통을 위해서는 아무리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충분하지 않다. 나는 이메일로 대화를 주고 받을 경우 실제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리더는 자신의 견해를 전달하기 위해서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또 팀이 함께 달성해야 할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이건 정말 중요한 일이다. 나는 사람들이 영감을 얻고자 노력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의미 있는 일 속에서 좀 더 큰 역할을 하길 원한다. 이를 위해서 리더는 충분히 생각하고 효과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리더로서 배운 또 다른 교훈은 조직이 커진다고 의사소통이 항상 어려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구글은 조직 구성이 매우 단순하고 개방적이다. 누구든지 내 사무실에 와서 ‘같이 커피 한 잔 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언제든 요청하면 5분이라도 기꺼이 시간을 내주던 리더에게 감명을 받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일을 잘 할 수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정말 문제가 되는 것에 집중하다보면 우선 순위를 치밀하게 매기게 된다. 모든 회의에 참석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감과 절제가 필요하다.”


-직원을 채용할 때는 어떤 점을 눈여겨보나.“호감을 주는 사람인지, 개방적인 사람인지, 행동 방식이 나와 우리 팀과 잘 어울리는지, 자신의 성공 뿐 아니라 팀 전체의 성과를 신경 쓰는 지를 살펴본다. 이런 것들을 확인하는 것은 꽤 어렵기 때문에 시간을 들여 알아봐야 한다. 이를 위해서 나는 평판 조회를 꼼꼼하게 하는 편이다. 물론 다른 경험을 가진 지원자도 두루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연한 사고를 가졌는지, 일과 관련되지 않더라도 새로운 일을 적극적으로 배우려고 하는지도 알아본다. 이런 사람들은 완전히 다른 분야의 일을 접했을 때도 매우 열정적으로 일한다. 이들과는 대화를 통해 관심사를 쉽게 끌어낼 수 있다. 또한 면접시에는 다양한 관점으로 지원자를 살펴볼 수 있도록 여러 분야의 면접관이 복수로 배석하는 것이 좋다. 구글에서는 최소 4명이 면접관으로 나선다. 생각의 다양성은 사업에 있어 가장 유용한 가치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모두가 서로의 의견에 동의한다면 토론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최고의 토론은 자신의 의견을 열정적으로 피력하면서도 상대의 견해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토론이 끝났을 때 자신의 의견이 채택되지 않았더라도 손해본 느낌이 없다. 서로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다양한 아이디어가 충돌할 때 회사는 혁신을 이룰 수 있다. 아이디어의 균형은 옳은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의견 충돌을 일으키는 사람들과 리더가 만든 토론 문화가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취업 준비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우리는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는 지에 대해 배우는 과정에서 성장한다. 사회 생활을 시작하며 간과하기 쉬운 것은 그런 배움의 과정이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이다. 나의 관점만을 고집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을 고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팀원으로서 함께 어울리고 협업하는 것은 관리자와 리더의 위치에 있는 것과는 다르다. 리더는 함께 일하는 방법과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길은 항상 있게 마련이고 당신은 그 길을 분명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코너오피스는 회사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사무실, 즉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집무실을 뜻한다. 뉴욕타임스는 2009년 3월부터 일요판 비즈니스 섹션의 '코너오피스’에 다양한 분야 CEO와의 인터뷰를 싣고 있다. 특히 리더십과 인재 선발·육성에 대한 철학을 집중 조명한다. 이번에 소개한 아미트 싱 구글 포워크 사장은 인도 출신으로 오라클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하며 상품 개발, 유통 관리, 판매, 전략 등을 경험했다. 2010년 구글에 합류해 기업용 서비스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구글은 2014년 기업 관련 서비스를 묶어 ‘구글 포 워크’라는 브랜드를 출범시켰다.


정리=김경미 기자


애덤 브라이언트 뉴욕타임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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